•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19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과의 인연을 꺼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나는 김 전 대통령과 2002년 월드컵과 관련해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 취임 직후였던 1998년 초 그 정부 내에서는 IMF사태가 발생했으니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을 짓지 말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고 내가 (DJ에게) 면담을 신청해 상암동 경기장을 지어야 되는 이유를 한 시간 반동안 설명했다"면서 "그랬더니 처음에는 주저하다 최종적으로 경기장 건립을 허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당시 'IMF사태가 언젠가는 끝이 날텐데 우리의 건강한 경제를 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가 바로 월드컵 아니냐'고 말했더니 바로 이해했다"면서 "이때 김 전 대통령이 현명한 판단을 하지 않았더라면 2002년 월드컵도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인상 깊었던 점은 임기 초 그렇게 바쁜도 한 시간 반이나 나와 이 문제로 대화를 했다는 점이 기억난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을 수 있으나 그가 군사정권으로부터 민주화를 이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역사적 사실로 기록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남은 과제는 지역감정, 이념갈등과 같은 분열 정치를 어떻게 해소하느냐는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희태 대표는 회의에서 "우리 현대정치 한 축인 김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것은 큰 정치적 손실"이라며 "그동안 줄기차게 신념을 불태우던 남북 평화통일에도 우리가 한번 더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고 안상수 원내대표도 "대한민국 민주화와 인권신장을 위해 평생을 바쳤고, 남북교류협력을 위해 큰 업적을 남긴 분"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은 회의가 끝난 뒤 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김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할 계획이고 당사 외벽에는 이미 추모 현수막도 걸었다. 박 대표는 전 지역 당협위원회 사무실에도 근조 플래카드를 걸도록 지시했고 당이 계획했던 행사는 가급적 연기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