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매니아들로부터 '바람의 아들' 혹은 '야생마'로 불리는 양용은(37·테일러메이드)이 한국인 최초로 PGA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7일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 헤이즐틴내셔널골프장에서 열린 'PGA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양용은은 합계 8언더파 280타를 마크, 한국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양용은이 지난 3월 '혼다클래식'에서 PGA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불과 5개월만에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것은 사실상 기적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2000년 PGA투어 멤버가 된 한국 남자 골프의 '간판' 최경주(39·나이키골프)는 10년간 PGA 투어 우승만 7차례나 기록할 정도로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미완의 대가'란 평가를 받아왔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지난 4월 최경주를 '메이저 우승이 없는 베스트 골프선수' 10명 가운데에 이름을 올리며(9위) "한국인 최초로 PGA투어 출전카드를 획득한 최경주는 그동안 투어에서 통산 7승을 올린 선수로,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메이저 대회는 2006년 공동 7위를 차지했던 PGA챔피언십"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그러나 최경주는 2004년 마스터스 대회에서 단독 3위에 올라선 적이 있다).

    따라서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거머쥘 사람은 당연히 최경주가 될 것이라는 세간의 시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양용은의 깜짝 우승으로 최경주의 PGA '독주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리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조차 넘어선 양용은의 등장은 PGA에서 활동중인 최경주 나상욱(26·타이틀리스트) 앤서니 김(25·나이키골프) 위창수(37·테일러메이드)와 함께 한국인 출신 5강 체제를 형성, 메이저대회 재우승은 물론 한국 남자 골퍼 수준을 한단계 격상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PGA(미국프로골프협회) '메이저 대회'란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을 일컫는 말로 상금액이 보통 대회의 3배에 이를 정도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대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