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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쌀 재고 증가 문제와 관련, "농민을 위해 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천 강화군의 한 중소 쌀 가공업체를 찾아 제25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쌀소비를 늘려야 농민들이 산다"면서 "나도 앞으로 쌀라면을 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취임 직후인 3월 5일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이 대통령은 "연간 쌀 보관료가 6000억원이나 되는데 이런 보관 비용을 감안하면 묵은 쌀값을 낮춰 기회비용의 개념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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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쌀국수 생산업체인 인천시 강화읍 (주)한스코리아를 방문해 쌀국수 생산라인을 시찰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쌀국수 생산업체인 (주) 한스코리아 관계자로부터 쌀을 원료로 한 각종 제품을 소개받은 뒤 회의 참석자들과 쌀 소비 촉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쌀 막걸리, 쌀 건빵 등 쌀을 원료로 한 각종 제품의 원료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있지 않겠느냐"며 "쌀을 2~3년 보관하는 것보다 남는 쌀은 저렴하게 공급하자"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그러면 정부는 쌀 재고 보관비용도 줄일 수 있고, 쌀제품 생산기업은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쌀을 확보해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제품단가도 낮출 수 있다"며 "쌀이 2년 이상 지나면 싸지지 않느냐. 이럴 때 소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밀은 멀리서 가져오는데 쌀은 (우리 땅에서 나기 때문에) 건강식"이라며 "군 장병들이 먹는 건빵도 쌀로 만들어서 많이 보급해야 한다. 밀가루보다 젊은 사람들 건강도 챙기고..."라고 강조했다. 수행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고쌀 공급가 인하에 대해) 구체적인 비용 비교를 하겠다"고 말했다. 캔 쌀막걸리에 이 대통령이 관심을 나타내자 윤 장관은 "내년 G20정상회의에서 막거리를 내놓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국내 쌀 수요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간 16만톤에 달하는 쌀 잉여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소비진작 방안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쌀 가공식품은 우리체질에 맞는 건강식"이라며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산학연이 공동으로 연구개발에 힘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회의에는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권태신 국무총리실장, 한나라당 김성조 정책위의장, 김기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신영철 쌀가공식품협회장, 손욱 농심 회장, 배중호 국순당 사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날 쌀라면, 쌀과자 등 쌀 가공식품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가공용 쌀을 30% 인하한 가격에 공급하는 '쌀 가공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가공용 쌀의 공급 가격을 한시적으로 낮추기로 하고 2005년산 쌀을 30% 인하해 ㎏당 1446원인 것을 1000원에 공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