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잃은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이 최근 사무국과 회원의 마찰이 계속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노사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12일에도 노사모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거나 이를 반대하는 회원들의 글과 사무국이 해명하는 알림글이 뒤섞여 올라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직후인 지난 5월 말에 제12기 노사모 전국대표가 선출된 이후부터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신임 대표는 당초 지난 6월에 개최하려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무기 연기됐던 노사모 총회를 노 전 대통령의 49재 직후인 지난 달 11일부터 이틀간 개최하겠다고 공지했으나 `독단적이다'는 회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총회개최가 무산되는 홍역을 치렀다.

    또 총회 장소로 정했던 창녕의 한 콘도에 대한 위약금 지불문제를 놓고도 사무국과 일부 회원들간에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회원은 노사모 홈페이지에 현 대표를 해임하자는 온라인 투표를 발의했고 노사모 대표는 자신에 대한 해임 온라인 투표를 상정한 상태다.

    앞서 노사모 대표는 자신과 사무국에 반발하는 23명의 회원을 `악의적 목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방해한다'며 강제탈퇴시켜 논란을 가중시켰다.

    이에 대해 `공안국장'이라는 아이디의 회원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상식의 대표모임인 노사모가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지..소통도 안되고, 게시판은 회원과 사무국의 마찰의 글로 뒤덮여 있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첨마음'이라는 아이디의 회원은 "우리들의 님을 기리겠다는 이 곳은 서로 헐뜯고 상처를 주고 있다. 집행부는 집행부대로 힘들 것이고 그 집행부를 지지하건 반대하건 바라보는 많은 노사모들의 마음은 한편으로 상처를, 다른 한편으로 불신만 남는 것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적었다.

    이처럼 내홍이 갈수록 깊어지자 노사모 홈페이지에는 노사모 탈퇴를 선언하거나 현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회원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노사모의 한 회원은 "현재 노사모 홈페이지에는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추모글 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로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 것같다"며 "노사모를 탈퇴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동희 노사모 사무국장은 "노사모의 부끄러운 모습이 외부에 어떻게 비춰질지 걱정된다"며 "노사모가 팬클럽 성격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순혈주의와 사회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정치적 성향의 회원들의 의견이 맞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같다"고 풀이했다.

    이 국장은 "그러나 이런 상황은 노사모가 발전하기 위한 하나의 진통이라고 본다"며 "지금의 혼란이 노 전 대통령이 안계신 상황에서 노사모가 어떻게 나가야 할 지 방향을 잡아 미래를 준비하는 계기가 된다면 현재 집행부는 탄핵돼도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전 대통령측 김경수 비서관은 "노사모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부적절하다"면서도 "회원 다수가 차차 의견을 모아 노사모의 성격을 정립해 혼란을 수습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