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단행된 검찰 고위간부 인사는 대체로 예상 가능했던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출신 지역과 학교, 사법연수원 기수까지 두루 반영함으로써 무엇보다 조직안정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퇴진과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 선배.동기들의 사퇴, 천 전 후보자의 중도낙마 등 일련의 사태들을 겪은 이후에 이뤄진 이번 인사에서는 검사장 및 고검장 승진자가 20명이나 될 정도로 인사폭이 컸다.

    하지만 전체 간부 가운데 중부권 출신이 가장 많이 포진해 특정 지역의 편중 시비가 불거지지 않았고, 주특기도 충분히 배려되는 등 수뇌부 공백 사태에 장기간 시달려온 검찰의 안정화를 위해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검찰 핵심요직인 `빅4'는 경북(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ㆍ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이 2명, 충남(김홍일 대검 중수부장)과 서울(신종대 대검 공안부장)이 각각 1명씩 맡았다.

    노환균 대검 공안부장의 경우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상황분석과 정책적 판단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와 함께 현 정부가 `법질서 확립'을 국정운영 기조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진작부터 가장 유력한 중앙지검장 후보에 올랐다.

    뚝심있는 수사 스타일과 진행중인 수사에는 한마디도 발설하지 않는 `자물쇠'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홍일 중수부장과 말수가 적고 차분한 성격에다 주요 공안사건을 많이 다뤘던 신종대 공안부장의 기용도 미리 점쳐졌다.

    경북 출신의 김경한 법무부 장관 아래에 광주 출신인 황희철 차관을 임명한 것은 지역안배 차원으로 해석된다.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자리가 먼저 채워진 대검 차장을 제외한 고검장급 8명이 한꺼번에 교체되고 검사장 승진자가 12명에 달하다보니 검사장급 이상 법무ㆍ검찰 간부의 평균 연령이 52.3세에서 50.1세로 낮아진 것도 눈에 띈다.

    고검장급 9명의 평균 연령은 55세에서 51세로, 법무부의 실ㆍ국장도 모두 50대 초반에서 40대 후반으로 낮아지면서 검찰 간부들이 크게 젊어졌다.

    이번 인사에서는 사법연수원 16기가 4명, 17기 8명이 `검사의 꽃'인 검사장을 달았다.

    지난 1월 인사 및 후속 인사에서 10명이 검사장을 달았기 때문에 올해에만 22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고검장 승진에서 탈락한 연수원 13∼14기 중 사표를 내는 검사장이 있으면 추가 승진자도 나오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세종증권 매각비리 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를 구속기소한 최재경 서울지검 3차장과 올해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한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 모두 검사장으로 영전했다.

    검사장 승진자는 PK(부산ㆍ경남) 3명, TK와 서울 및 전북이 각각 2명, 전남과 강원 및 제주가 각각 1명으로 고르게 분포됐다.

    장관을 제외한 검사장급 이상 간부 52명을 출신 지역별로 보면 서울ㆍ경기 14명과 충청권 4명 등 중부권이 많았으며 TK 13명, PK 11명, 호남 8명, 강원과 제주 각 1명으로 집계됐다.

    대학별로는 서울대 34명, 고려대 8명, 성균관대 4명, 연세대 3명, 한양대 2명, 충남대 1명 등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