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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국회의장은 25일 자신의 홈페이지 게시판과 트위터(단문메시지 송수신 사이트)에 작금의 미디어법 정국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미디어법이 지난 22일 직권상정을 통해 처리된 뒤 민주당이 `원천무효' 선언과 함께 장외투쟁에 돌입하는 등 여야 극한대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회 수장으로서 복잡한 심경의 일단을 내비친 것이다.
김 의장은 홈피 글에서 "미디어 관련법으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다"면서 "국회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아니 오히려 밀려오는 중압감에 몸을 가누기가 어렵다. 어서 빨리 해방되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가장 많이 싸운 국회, 그 국회의 한 가운데 이 김형오가 있었다"면서 "결단을 내려야 할 그 때 그 자리에 제가 있었고, 결정을 내린 사람으로서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왜 국회의장이 가만히 있느냐 하는데 워낙 할 말이 많아 저도 머리 좀 식혀야 할 것 같다"면서 "이 법은 지난 8개월 간 우리 국회의 뜨거운 이슈였으며, 저는 양쪽으로부터 평생 얻어먹어도 족할 만큼 욕을 많이 먹었고 정말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또 "할 말이 참 많다. 정말 오랫동안 제 자신을 죽여가며 중재, 협상, 타협, 대화 이런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이런 말이 아닌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 밖으로 나오려고 한다. 스스로를 진정시키고 정리도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이어 "지난 8개월 간 미디어법과 관련해 만났던 모든 사람들을 좋게 보도록 노력해야겠다"면서 "어려운 일을 하는 데 마음 상한 경우가 없었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며, 저를 상대했던 사람들의 감정도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의장은 트위터에도 짧은 글을 올려 "인터넷이 요란하다. 제 욕도 많고, 왜 의장은 3일간이나 침묵을 지키느냐고 한다"면서 "사실 마음이 참 편치 않다. 오늘 새벽에 제 입장을 적어 참모진에게 정리하라고 했더니 `좀 더 있다가 하자'며 한사코 만류하는데 마음은 불편하지만 며칠 더 쉬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