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6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임기 2년 가운데 절반을 달려오면서 반환점을 돌게 된 것이다. 이는 열린우리당 시절 가장 오랜 기간 재임한 김근태 전 의장의 8개월6일을 뛰어넘는 당내 최장수 대표 기록이기도 하다.
지난 1년은 안으로 구여권 분열구도에 마침표를 찍고 당내 통합을 이루면서 밖으로 제1야당으로서 자리매김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출발한 실험의 기간이었다. 'Mr.스마일'다운 특유의 안정과 포용의 리더십으로 대선과 총선 연패로 존립 위기에 처한 당을 추스르고 정상궤도로 진입시키면서 재창당의 초석을 다지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싸울 때 단호히 싸우되 협력할것은 협력하겠다"며 새로운 야당 모델 정립에 나선 그의 실험은 야성(野性)이 부족하다는 당내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친노386'으로 대변되는 주류와 비주류 그룹간 계파 갈등도 잠복해 있는 불안요인이었고 10%대에서 꿈쩍도 않는 당 지지율도 늘 그를 괴롭혔다.
그러나 정 대표는 여야 입법대치 와중인 연말·연초 `투사'로 변신, 강경한 대여전략을 이끌며 선명성이 부족하다는 `꼬리표'를 뗐다. 이어 4.29 재보선을 앞두고 정동영 의원의 공천 문제로 리더십의 최대 시험대에 올랐지만 공천배제라는 승부수로 정면돌파를 시도했고 수도권 승리로 당내 입지를 다졌다. 19대 호남 지역구 불출마 선언으로 배수의 진을 친 채로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조문정국을 주도하면서 제1야당 리더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외부와의 연대를 공고히 하며 `반(反)MB 전선'의 구심점을 재확인했고 전통적 지지층의 복원으로 당 지지율이 한나라당과 역전되기도 했다. 일관되게 친노를 끌어안아 온 행보도 조문정국에서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하지만 그의 앞에 놓인 숙제는 녹록지 않다. 당장 꽉 막힌 등원 해법을 풀어내면서 6월 국회에서 미디어법을 막아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 6월 국회 성적표가 저조할 경우 지도력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 또한 민주당이 조문정국의 반사이익에서 벗어나 자력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면 국정기조 전환 요구와 대안 제시 등에서 일정부분 성과를 견인해야 하는 상황. `뉴민주당 플랜'을 통해 당 정체성과 좌표를 정립해야 하는 작업도 남아 있다.외곽의 친노그룹 등 `민주개혁진영'의 통합을 통해 숙원인 전국정당화를 향해 한걸음 다가가는 것도 49재 이후 맞닥뜨리게 될 산. 이와 맞물려 언제든 계파갈등 소재로 불거질 수 있는 정 의원 복당 문제도 풀어야 할 짐이다. 무엇보다 인물난을 딛고 10월 재보선과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느냐 여부가 민주당과 정 대표 개인의 향배를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