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누엘 셀라야 온두라스 대통령이 집권 연장을 위해 밀어붙인 개헌 국민투표 개시를 앞둔 28일 새벽 온두라스 군부에 의한 쿠데타가 발생, 셀라야 대통령이 코스타리카로 추방됐다.
    이번 쿠데타는 온두라스 대법원이 국민투표 실시를 셀라야 대통령의 재집권 음모에 따른 불법선거로 규정하고, 군부에 셀라야 대통령 축출을 지시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온두라스 선거최고법원은 라디오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오는 11월29일 예정대로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확인했고, 온두라스 의회는 헌정중단 사태를 맞아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로베르토 미첼레티 의회 의장을 확정하는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셀라야 대통령은 코스타리카의 산 호세 공항에서 카라카스에 본부를 둔 텔레수르 TV와의 회견에서 "이번 쿠데타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내 경호원들이 군인들과 30분간 싸우다가 결국 납치돼 코스타리카로 추방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분명한 납치"라고 규탄하고 "무장군인들이 침실에 들어와 잠옷 차림의 나에게 총을 가슴과 머리를 겨누며 지시에 복종할 것을 명령했다"고 말했다.
    셀라야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이번 쿠데타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히면 쿠데타 세력은 48시간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평화적으로 저항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수도 테구시갈파에서는 경찰이 셀레야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정정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주기구(OAS)가 밝혔던 것처럼 온두라스의 모든 정치와 사회 주체들은 민주주의 규범과 법치, 미주민주주의 헌장을 존중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기존의 긴장과 분쟁은 외부 간섭을 배제하고 대화를 통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온두라스 쿠데타군이 셀라야 대통령을 축출한 것을 비난하고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클린턴 장관은 "우리는 온두라스의 모든 정파가 헌법 질서와 법의 통치를 존중하고 민주주의의 원칙을 재확인할 것을 촉구한다"며 "정치적 분쟁은 스스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온두라스군의 쿠데타와 관련해 자국 군대에 비상 경계령을 선포하고, 이번 쿠데타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온두라스 쿠데타군이 온두라스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를 공격하거나 납치했을 경우, 베네수엘라 군이 온두라스 사태에 군사적 개입을 하겠다는 뜻도 아울러 밝혔다.
    온두라스 쿠데타군은 이날 마누엘 셀라야 대통령을 축출한 데 이어 자국의 외무장관과 함께 베네수엘라, 쿠바, 니카라과 등 3개국 주재 대사들을 납치하거나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온두라스 사태에 미국이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쿠데타를 저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과 함께 셀라야 대통령을 지지해 온 좌파의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도 온두라스에 어떤 새 정부가 등장해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U(유럽연합)도 성명을 통해 셀라야 대통령의 축출을 비난하고 정상 복귀시킬 것을 촉구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