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우리가 尹'이라던 이혜훈 발탁에 "李 정권에서 계엄은 단지 비즈니스"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을 두고 이재명 정부가 계엄 논란을 정치적 도구로 활용해 온 기존 입장과 배치되는 선택을 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보수·우파 인사들은 이번 인사가 통합이 아니라 정권의 정치적 이해와 연결된 전략적 인사라고 지적하며 이재명 정부의 인사 기조가 명분과 현실 모두에서 충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우리가 윤석열이다' 하던 사람도 눈 한 번 질끈 감고 '우리가 이재명이다' 한 번만 해주면 '만사 오케이'인 것이 이재명 정권의 정체"라며 "그래 놓고 '2차 내란특검'이니 '내란청산TF'니 하며 계엄 장사 계속하는 이재명 정권이 참 같잖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정권에게 계엄은 '막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단지 비즈니스 대상일 뿐'이라는 점이 계엄을 적극 옹호한 이혜훈 장관 지명으로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또 "이재명 정권은 앞으로 계엄 장사 그만하라"며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어차피 무서워서 숲에 숨었던 계엄이었는데도 이미 장사 해 먹을 만큼 해 먹은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9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인터뷰'에서 이 전 의원의 과거 정치 이력과 당 활동을 언급하며 이번 지명이 현 정권의 정치적 계산과 맞닿아 있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따지고 보면 이혜훈 전 의원은 우리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그리고 새누리당 시절 당의 서초구에서 3선 의원을 지냈고, 최근까지 당협위원장을 지내면서 심지어 오세훈 시장에게 당협 교육용 동영상을 요구하는 등 당의 지원을 받는 일에는 물불 가리지 않고 단물을 빼 먹은 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렇게 이재명 정권의 앞잡이가 되어서 기획예산처 장관이라는 자리를 차지하려고 자신의 영혼을 팔고, 자리를 구걸하는 모습을 보니까 평소 그분의 성향 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많은 분들이 더욱이 분노하는 것 아닌가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그분은 늘 그럴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놀랍지 않지만, 이런 배신적 행위를 정치에 이용하는 이재명 정권의 교활함에 다시금 놀랍다"고 평했다.

아울러 "지금 영혼을 팔고 자리를 구걸하는 저열한 인간으로 보고 있는 그런 사람을 데려다가 자리를 줘 놓고, 그것을 '탕평'이라고 볼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 "오히려 진영을 분열시키고, 그런 저열한 인간을 데려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썼다가 버리는 정권의 무도함에 치를 떨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일각에서 제기된 '중도 외연 확장 포석' 분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외연 확장이 어느 정도 될지 몰라도 어쨌든 평소에도 당의 입장을 따르지 않거나 또 당 내에서 자기 욕심만 챙기는 그런 비열한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일회용 티슈처럼 쓰고 버리는 그런 일을 자행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지금도 해양수산부 장관 자리에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을 데려갈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조차 돌고 있는데, 이런 것이 모두 진영을 분열시키고 배신자들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정권의 이익을 챙기려는 더러운 정치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