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당초 예정과 달리 단독회담으로만 진행됐다. 16일(미국 현지시간) 백악관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단독회담이 예정된 15분을 넘겨 50분간 진행되면서 확대회담의 의미가 자연스레 없어졌다. 양 정상의 만남에는 통역관만 배석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여러 현안에 대해서 얘기를 하다보니까 시간이 금방 갔고, 확대회담에서 다룰 만한 사항들은 이미 걸러졌었기 때문에 특별히 다 모여서 얘기할 필요가 없이 두 분이 허심탄회하게 깊은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고 풀어냈다.

  • ▲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양 정상은 회담 내내 "전적으로 동감한다"는 말을 주고 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 대변인은 "어제 미 각료를 접견할 때도 그렇고 두 정상이 환담할 때, 오찬 때도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전적으로 동감이다'라는 말이었다"면서 "틈새 없는 진정한 동맹관계 구축이 가능해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미 백악관측에서도 "확대회담보다 단독회담이 길어지면 좋은 징조"라고 말했다.

    감색 계통 양복에 하늘색 넥타이로 비슷한 톤으로 마치 맞춰 입은 듯 복장을 갖춘 양 정상은 오벌 오피스에서 기자회견장인 로즈가든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양 정상은 마주 보고 웃으며 오랜 지기와 같은 밝은 분위기를 시종 연출했다. 공동 기자회견의 사회는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봤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 이어 한국과 미국측 기자가 각각 2명씩 질문했다.

    이어 패밀리 다이닝 룸에서 이뤄진 오찬에는 우리측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사공일 G20 조정위원장, 한덕수 주미대사,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이동관 대변인이 참석했고, 미국측에서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램 이매뉴얼 대통령 비서실장,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오찬은 샐러드와 새우.관자 볶음, 화이트 와인, 커피 등으로 간단하게 차려졌다.

    오찬에서 양 정상은 '녹색 비전'에 대해 주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질문을 하고 이 대통령은 답변을 하는 식이었다고 한다. 오벌 오피스에서의 회담이 모자란 듯 양 정상은 녹색 성장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했다. 이 대변인은 "두 정상에 오찬에서 한미 양국이 CO₂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이기때문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신기술을 이용해 저탄소 녹색성장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또 "북핵에 대한 대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 심지어 환경 및 기후변화에 대한 대처에 이르기까지 틈새없이 한미 관계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작년에 선언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더 격상시킨 회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높이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