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이네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먼저 말을 걸고 손을 내밀었다.

    박근혜계 좌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 전 대표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 모두 웃었다. 그러나 아직은 어색했다.

  •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여의포럼' 창립 1주년 행사에서 '갈등설'이 불거진 뒤 처음 만났다.ⓒ연합뉴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친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이 5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여의포럼' 창립 1주년 행사에서 '갈등설'이 불거진 뒤 처음 만났다.ⓒ연합뉴스

    두 사람은 5일 오후 친박 복당 의원들 중심 모임 '여의포럼' 창립 1주년 기념 행사장에서 만났다. 이 모임의 주축인 김 의원은 행사 전 맨 앞줄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고 박 전 대표는 시작 시간에 맞춰 참석했다. 이 행사 이전 부터 당 안팎에선 두 사람의 만남 여부에 촉각을 세웠다. 박희태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OK'사인까지 받아 추진한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카드를 박 전 대표가 반대하면서 '박근혜-김무성 갈등설'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후 양측은 서로에게 서운함을 우회적으로 표출해왔기 때문.

    최근까지 두 사람 갈등 관련 언론보도가 쏟아졌고 박 전 대표 측은 이런 보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서먹해지긴 했지만 두 사람이 큰 갈등을 겪는 건 아니라는 게 측근들 설명이다. 최근에는 두 사람 관계에 큰 문제가 없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 진영은 두 사람 갈등설로 고민이 컸다. 김 의원이 진영 내에서 갖는 입지가 커 박 전 대표와의 갈등은 자칫 조직 와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행사에서의 자연스런 만남도 측근 의원들이 적극 나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은 두 사람의 불편함이 말끔히 풀린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특히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받은 김 의원에겐 더 시간이 필요한 모습이다. 박 전 대표가 그를 먼저 찾아 손 내민 것도 김 의원의 심경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먼저 인사를 건넸을 뿐 아니라 옆자리에 앉아서도 웃으며 "많이 오셨네요" "행사는 누가 하신 거에요" 등의 질문을 먼저 던졌다. 김 의원은 질문에 답변하는 수준이었고 먼저 말을 걸지는 않았다. 34분여간 두 사람은 행사장에 나란히 앉아있었지만 서로 대화를 나누고 쳐다 본 횟수는 그간 두 사람의 정치적 끈을 생각할 때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