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의 최대 키워드는 '녹색'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제주 특별정상회의 공식, 비공식 일정을 가리지 않고 연일 녹색성장을 강조, 아세안 국가들과 '그린 파트너십' 강화에 주력했다. 청와대는 이번 행사를 도모하면서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최대한 홍보, '녹색 비즈니스'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고 풍부한 자원을 가진 아세안 국가들과의 녹색협력 기반을 다지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아세안 10개국 주요 언론에 '미래를 향한 녹색협력 동반자(A Green Partnership for the Future)'라는 특별기고문을 내고 사전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 대통령은 "IT, BT, NT가 융합한 한국 녹색 기술과 무한한 녹색성장 보고인 아세안이 협력해 저탄소 도시개발 같은 공동 목표를 이뤄 지구의 녹색 전진기지로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 ▲ 서귀포에서 1일 개막한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에서 '녹색성장'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 설치된 녹색성장전시관(사진)을 찾아 아세안 정상들에게 직접 우리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설명할 계획이다. ⓒ 연합뉴스
    ▲ 서귀포에서 1일 개막한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에서 '녹색성장'이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 설치된 녹색성장전시관(사진)을 찾아 아세안 정상들에게 직접 우리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설명할 계획이다.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또 제주 특별정상회의 개막에 하루 앞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아세안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녹색성장 분야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면서 "한국과 아세안이 녹색성장 협력 파트너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녹색성장과 함께 무역·투자, 문화·관광 분야를 한·아세안 3대 협력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무궁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협력한다면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서 "아세안은 이미 풍부한 자연자원을 갖고 있고 조림사업, 청정에너지 개발 등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적극 실천하고 있고 한국도 저탄소형 산업구조로 바꾸고 녹색기술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신재생에너지 개발, 공동조림, 친환경기술 등 구체적인 협력 방향도 설명했다.

    아세안 정상들의 호응도 뜨겁다. 아세안 의장국인 태국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이 대통령이 '동아시아 기후 연합' 같은 저탄소 녹색성장 협력 관련 프로그램을 제안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수린 피추완 아세안 사무총장은 "이 대통령이 녹색성장 화두를 던져 아세안 각국의 환경친화적 발전 필요성이 제기된 데 감사한다"면서 "아세안도 정부 차원 의지를 갖고 녹색성장에 대한 전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아세안 센터'를 통한 녹색성장 교류를 요청했다.

    1일 정상회담을 가진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녹색성장, 기후변화 대처 선구자(pioneer)"라고 표현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말했다. CEO 서밋에 참가한 기업인들도 이틀째 회의에서 녹색성장을 경제위기 속 아시아 기업 성장전략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공동으로 달성하는 방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 설치된 '녹색성장 전시관'은 한국 녹색성장 비전과 기술 수준을 소개하고 있다. '녹색성장, 녹색 아시아(Green Growth, Green Asia)' 라는 주제로 마련된 전시관은 ▲ 수도권 환경 에너지 종합타운 ▲ 태양에너지 ▲ 물 ▲ STOP CO₂ ▲ 스마트그리드 ▲ 그린카 등 6개 테마를 갖고 행사를 열고 있다. 한국전력 수자원공사 등 30여개 공기업 및 기업체가 참여해 태양전지 재료 폴리실리콘에서부터 지능형 전력망 스마트 그리드 모형까지 27개 품목이 전시됐다.

    이 대통령은 특별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2일 아세안 정상들에게 녹색성장전시관을 직접 안내하며 녹색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자국 대통령 선거 일정으로 인해 2일 오전 일찍 출국해야하는 유도유노 대통령에게 "오늘 오후에라도 가서 보시라"고 권유할 정도로 '녹색'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김상협 청와대 미래비전비서관은 "이 대통령이 CEO 서밋에서 밝힌 녹색 글로벌 표준 마련 의지가 녹색성장전시관에 내포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아세안 국가들도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 물 문제"라며 "고도 물처리, 수자원 확보 등 물문제 협력과 함께 LED, 신재생 에너지, 차세대 네트워크, 지능형 전력망 분야에서 협력과 공통 표준 구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귀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