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  ⓒ 연합뉴스
    ▲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  ⓒ 연합뉴스

    전직 대통령의 '투신 자살'이란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가운데, 보수 논객들이 연일 강성 발언을 쏟아내며 '좌파 길들이기'에 나섰다.

    먼저 대표적 보수논객이자 전형적 '극우주의자'란 평가도 받는 지만원 시스템클럽 대표는 26일 자신의 사이트 시스템클럽에 "노무현은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천하의 부끄러운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날 아침 일찍 패가망신의 도피처로 자살을 택한 것이다"는 강도높은 글을 게재했다.

    이어 지 대표는 "운명을 다한 노사모가 시체를 가지고 유세를 부리며 단말마적 행패를 부리는 것도 못 봐주겠고, 무대 뒤로 사라졌던 역대 빨갱이들이 줄줄이 나와서 마치 영웅이나 된 것처럼 까불어대는 모습도, 감옥에 있던 노무현 졸개들이 줄줄이 기어나와 얼굴을 반짝 들고 설쳐대는 모습도 참으로 꼴불견"이라고 노사모를 맹비난했다.

    지 대표는 "파렴치한 죄를 짓고 그 돌파구로 자살을 택한 사람이 왜 존경 대상이 돼야 하느냐, 우리는 참으로 중심없이 돌아가는 어지럽고 더러운 사회에 살고 있다"고 말하며 "대한민국은 지금 방송이라는 무당들에게 최면돼 돌아가는 굿판공화국이 됐다"고 말했다.

    실크로드CEO포럼을 이끌며 보수성향 주간지 '미디어워치' 창간을 주도한 변희재 빅뉴스 대표도 25일 빅뉴스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장례식에 국민세금은 단돈 1원도 투입돼서는 안된다"는 논리를 전개, 국민장으로 치러지는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 ▲ 변희재 빅뉴스 대표  ⓒ 연합뉴스
    ▲ 변희재 빅뉴스 대표  ⓒ 연합뉴스

    변 대표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법으로 규정한 이유는 그동안 수고했으니 놀고먹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라면서 "대한민국 국정을 운영하면서 일반인들은 얻지 못할 치열한 경험을 죽을 때까지 국민과 함께 나누며 끝까지 봉사하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만약 이러한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전직 대통령이라면 당연히 그 예우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보수논객들의 강경 발언에 일부 네티즌은 비난과 함께 심한 '거부감'을 보이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속 시원하다", "내가 못한 말을 대신해줘 고맙다"는 의견도 나와 묘한 대조를 이뤘다.

    네티즌 '최OO'는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며 "인간으로서 그런 말이 나온다는 것은 상식 이하의 인간"이라고 이들을 비난한 뒤 "망자에게 어찌도 그리 험하게 대한단 말입니까. 한나라의 군주로서 잘 잘못이야 역사가 말하는 것이고 당신 같은 인 이하는 논할만한 일이 아닌 듯 하네요. 당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여 보쇼"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중권한테먼저물어봐'는 변 대표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아 "지난 노무현 정권 시절에 심한 검찰조사 받고 과다한 언론노출 때문에 자살한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 안상영 부산시장, 박태영 전남지사, 파주군수, 정몽헌 회장...을 두고 진중권이 이런 소릴 했단다, '그니까 자살한 짓을 왜 하냐는 거거든요. 시체 치우는 것도 이제는 짜증나니까 자살세를 걷어야 합니다'"라는 당시 발언을 소개했다.

    이어 이 네티즌은 "노무현 지지자들, 변희재 얘기가 귀에 거슬리거든 변희재 얘기라면 팔짝뛰며 거부반응 보이는 진중권이 한테 물어보는 게 어떻겠니?"라고 말하며 "진중권이 말에 따르자면 자살하는 목숨이 하도 많아서 국가가 일일이 시체 치우는 것도 벅찰 지경인데 거기다 국민세금 지원이라니? 도대체 말이되는 소리냐"고 변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밖에 '역시나시간많은노지지자들'은 "남들 다 땀 뻘뻘 흘리며 일하고 공부할 시간에... 인터넷 돌아다니며 댓글 달아주랴, 전국 각지 분향소 왔다갔다 하랴 정말 바쁘겠다 노무현 지지자들"이라고 말하며 "심한 검찰조사받고 과다하게 언론노출됐다고 자살할 것 같으면 전두환 노태우 전통들은 뭐냐. 급이 다르다고? 그럼 김대중 김영삼 패밀리는 전두환 노태우 전통들보다 덜해서 아직까지 꿋꿋이 잘들 살고만 있냐"고 주장, 노 전 대통령 자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는 좌파 세력을 비난했다.

    한편 시사평론가 유창선 씨는 27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지만원 대표와 변희재 대표를 겨냥, "어떤 속 생각을 갖고 있든지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아직 영결식도 치르지 않은 장례기간에 굳이 그런 얘기를 꺼내는 것은 인간적인 도리에 어긋난다"고 꾸짖었다.

    이어 유 씨는 "서거로 인해 하루아침에 그에 대한 평가를 바꾸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이 순간 '인간 노무현'에 대해선 함께 옷깃을 여밀 필요가 있는 것 아닐까"라고 되물으며 "고통을 안고 죽음으로 모든 책임을 지려한 상황을 앞에 놓고 함께 애도하는 것이 옳다는 얘기"라고 자신의 논리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