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수 신임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21일 당선 소감에 박근혜 전 대표는 쓴웃음을 지었다. 투표결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박 전 대표는 "축하드려요"라는 말만 한 채 측근 의원들과 함께 자리를 떴다.

    친박계 의원들의 반응도 박 전 대표와 다르지 않았다. 1차 투표 결과 뒤 친박계 의원들의 표정은 굳었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은 "중립은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오더 내리면 그대로 따라간다"며 허탈한 듯한 표정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3시간여에 걸친 경선을 끝까지 지켜봤는데 이를 두고 당 관계자는 "박 전 대표도 이 기회를 통해 자파 의원 수를 확인해 보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의 경선 막판 출마로 박 전 대표 진영은 선거를 자신했다.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표계산 다 하고 나왔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본 결과 표차가 크게 벌어지자 친박계 의원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일부 의원들은 고개를 숙였고, 한 숨을 내쉬는 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투표결과에 대한 생각을 묻자 친박계 한 재선 의원은 "뭐 할 말이 있겠느냐"며 말을 아꼈다.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 경선이 끝난 뒤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친이계 의원들과 달리 친박계 의원들은 서둘러 자리를 떴다.

    박 전 대표 진영의 기세는 이번 경선으로 한 풀 꺾였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오히려 이번 경선을 계기로 박 전 대표 진영이 더 결집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말 한나라당에 미래가 있느냐"는 최경환 의원의 경고는 향후 박 전 대표 진영의 움직임을 예측하게 한다는 게 친박계의 반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