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의 1차 원내대표 경선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이명박 박근혜 양 진영에선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정확히 계파 만큼 투표수가 갈렸다"는 것이 두 진영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경선은 한나라당의 현 주소를 명확히 확인한 선거라는 게 양 진영의 설명이다. 주류 측인 안상수-김성조, 정의화-이종구 후보와 비주류 측인 황우여-최경환 후보간 대결을 펼쳤는데 승부는 한 번에 끝나지 않았다.

    투표자의 과반을 얻어야 승리할 수 있는 선거에서 안상수-김성조 후보가 73표를 얻었다. 총 투표자 수가 159명이라 과반에 7표가 모자랐다. 친박 후보로 나선 황우여-최경환 후보는 47표를 얻었고 정의화-이종구 후보는 39표로 3위를 해 결선진출에 실패했다. 1차 결과가 나오자 친박계의 한 관계자는 "박근혜계 수 만큼 나왔다"고 했고 "2차 투표에서 10여표 조금 넘게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2차 투표결과 이 예상은 정확이 맞았다.

    안상수-김성조, 황우여-최경환 두 커플만을 대상으로 한 2차 투표결과 안상수-김성조 후보가 95표, 황우여-최경환 후보가 62표를 얻었다. 1명이 기권했다. 1차 투표와 비교할 때 친이계인 안상수-김성조 후보가 22표를, 친박계인 황우여-최경환 후보가 15표를 더 가져왔다. 친박계 관계자는 다시 "내 예상이 맞지"라고 확인시켰다. 이 관계자는 "중립은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오더 내리면 그대로 따라간다"고 했다. 

    친이계의 한 의원도 계파간 세를 정확히 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친이계 한 초선 의원은 "그동안 언론에서 친박계로 당이 쏠렸다고 했지만 아직은 친이계가 더 많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결과로 이명박 박근혜 양 진영의 화학적 결합은 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 의원은 "화합 보다는 원내에서 아직 해야할 일이 더 많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주변에선 "확인해 보고 싶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