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 ⓒ연합 사진 
    ▲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 ⓒ연합 사진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은 16일 중.참 양원의원 총회를 열고 새 대표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62) 간사장을 선출했다.

    대표 선출을 위해 이날 도쿄(東京)도내 호텔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하토야마 간사장이 당소속 국회의원이 실시한 투표에서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55) 부대표를 제치고 당선됐다.

    전체 221명(중의원 112명, 참의원 109명)이 실시한 투표에서 유효표 가운데 하토야마 간사장이 과반이 넘는 124표를 얻었다. 오카다 부대표는 95표를 얻는데 그쳤다.

    하토야마 간사장은 정치자금 문제로 전격 퇴진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대표 체제에서 간 나오토(菅直人) 대표대행과 함께 '트로이카'로 집행부를 이끌어온 안정감을 바탕으로 폭넓은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카다 부대표는 참신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지지를 호소했으나 조직력에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토야마 신임대표는 오는 9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치러지는 차기 중의원 선거를 진두지휘하며 여야 정권교체의 숙원을 실현시켜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하토야마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한 거당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이번에 경선에 나선 오카다 부대표를 당 요직에 기용하는 한편 '선거의 귀재'로 불리는 오자와 전 대표도 중책을 맡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게 되면 민주당의 대표는 별다른 문제없이 차기 일본 총리로 취임하게 된다.
    이날 민주당이 새 대표를 선출함에 따라 일본 정국은 여야 정권교체 여부가 주목되는 사실상의 총선 체제로 돌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참의원에서 심의가 계류 중인 경기부양 관련 추경예산과 관련 법안 등 중요 법안을 놓고 여야 대결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향후 여론의 추이는 중의원 해산과 총선 시기 결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의 여세를 몰아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등 총선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 경우 중의원 해산권을 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의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선일정은 오는 7월 중의원 해산, 8월 초순 선거 등의 카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중의원 해산이 임기에 임박한 8월 말을 전후해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토야마 대표는 1993년 자민당 분열시 탈당해 비(非)자민 호소카와(細川) 내각에서 관방부(副)장관을 역임했으며, 1996년 간 나오토 현 대표대행과 민주당을 창당한 뒤 대표와 간사장 등을 지냈다.

    세습의원 4세인 그는 조부가 지금의 자민당을 만든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郞) 전 총리이고, 부친은 하토야마 이이치로(鳩山威一郞) 전 외상이다. 친동생은 자민당 소속으로 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60) 현 총무상을 맡고 있다.

    도쿄대 공대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센슈대 조교수로 학자의 길을 걷던 중 1986년 중의원 선거에 뛰어들어 7선에 성공했다.

    차기 중의원 선거는 여야 대표가 현대 일본 정치사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긴 거물 총리를 각각 외조부와 조부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정권의 향방이 걸린 대결이 더욱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총재인 아소 총리는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전 총리가 외조부로 하토야마 민주당 대표의 조부와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