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영희를 왜 이렇게 일찍 데려가시나요"

    암 투병 중 강단에 복귀해 희망을 전도했던 고(故)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미어문ㆍ영어문화학부)가 13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면 천안공원묘원에 있는 아버지 고 장왕록 교수의 묘 옆에 안장됐다.

    이날 안장식은 장 교수의 가족, 친지, 동료 교수, 제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여 동안 엄숙하게 진행됐다.

    오후 1시가 넘은 시각 장지에 도착한 가족 및 친지 등은 장 교수의 안장식을 진행하기에 앞서 아버지 장왕록 교수의 묘에 절을 올렸다. 이때 장 교수의 큰오빠인 장병우 씨가 아버지의 묘 앞에 엎드려 "아버지, 영희를 왜 이렇게 일찍 데려가세요"라고 하면서 오열하자 가족들도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어 촛불 한 개씩을 손에 든 가족들은 장 교수의 관이 내려지고, 흙이 떨어질 때마다 줄곧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또 장 교수의 한 제자가 이해인 수녀가 장 교수를 추모하며 지었다는 `그대가 어느 봄날 나에게 그려준 순정만화의 주인공처럼 맑고 곱게 살아온 영희'로 시작하는 추모시를 읽으면서 주위는 온통 울음바다로 변했다.

    이어 장 교수의 여동생인 영주 씨가 "천국에 가서 정말 신나게, 여기 있을 때보다 잘 살아. 사랑해 언니"라고 작별인사를 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이날 가족들은 `살아있는 갈대' 등 번역 작품과 영미 시산책 `축복' 등 저작 10여 권의 책과 장 교수의 부고 기사가 실린 5개 일간지, 이해인 수녀의 추모시 등을 장 교수의 묘에 함께 묻었다.(천안=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