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루엔자 A(H1N1·신종플루) 감염환자로 확인된 멕시코인 남성(25)이 투숙한 사실이 드러나 1주일간 봉쇄조치된 홍콩섬 메트로파크호텔(維景酒店)에 격리된 한국인 투숙객이 3명에서 5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홍콩 정부와 주홍콩 한국총영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5일 오후 한국인 김 모씨 부부가 메트로파크호텔로 찾아와 격리조치가 취해질 당시 호텔에 투숙했다는 사실을 밝히고 건강검진을 받았다.
    홍콩 보건당국은 김 씨 부부를 상대로 건강검진을 한 뒤 이 호텔 12층의 객실에 머물면서 다른 투숙객들과 함께 격리생활을 하도록 조치했다.
    김 씨 부부는 50대로, 검진결과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한국총영사관 관계자가 전했다.
    이로써 메트로파크호텔에 격리된 한국인은 이일환(53), 홍춘근(63), 유지영(57)씨를 포함해 모두 5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메트로파크호텔 투숙객이었던 김씨 부부는 지난 1일 밤 이 호텔에 대한 격리조치가 취해질 당시 외출중이었으며, 그동안 호텔로 돌아오지 않고 외부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정부가 메트로파크호텔에 대한 격리조치를 취할 당시 이 호텔에는 300여명의 투숙객이 있었으나, 이 가운데 상당수가 외출을 했다 호텔이 격리됐다는 소식을 듣고 호텔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홍콩 보건당국은 이날 오후 유지영씨가 심장의 통증을 호소함에 따라 주홍콩 한국총영사관 관계자가 입회한 가운데 유씨를 30여분간 진료했다.
    홍콩 보건당국은 그러나 "심각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호텔에 계속 머물러 있어야 한다"면서 격리조치를 풀어달라는 유씨의 요구를 거절했다고 한국총영사관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심장병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유 씨가 오랜 격리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호텔에 발이 묶여 있어 투자계약 체결에 차질을 빚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심장에 통증을 느낀 것같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아트벤처'라는 투자금융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홍 씨와 이 회사 이사인 유 씨는 "홍콩 금융기관들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는데 약속 장소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조속히 호텔을 떠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홍 씨는 호텔 내부의 생활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을 국내 언론사로 보내고 한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홍콩 당국이 신종플루를 이유로 우리를 꼼짝도 못하게 해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격리조치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홍콩 정부는 격리된 투숙객 가운데 감염환자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오는 8일 오후 8시30분를 기해 격리조치를 풀기로 방침을 정하고, 외국인 투숙객들을 상대로 비행기편을 알선해 주는 등 후속절차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