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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29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수도권에서 완승하자 흡족해하고 있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 ⓒ연합뉴스
4.29재보궐 선거에서 수도권 승기를 잡은 후 한숨 돌린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또 하나 넘어야 할 산, 정동영이 있다. 수도권에서 승리했으나 텃밭 호남에서 참패를 기록, 정 대표에게 '절반의 승리'는 어쩐지 뒷맛이 개운치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대표는 '절반의 승리'로 표현된 자당의 4.29선거 결과가 지도부의 성과 부족으로 희석되는 것을 차단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이로 인해 벌어질 차기 정(丁)-정(鄭) 당권 경쟁을 일축하려는 모양새다.
정 대표는 지난달 30일에도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수도권 당선자 환영식에서 만면에 웃음을 띠며 즐거운 표정으로 일관했다. 비록 절반의 승리지만 인천 부평을과 경기 시흥시장 재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당내 입지를 유지할 근거를 마련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게다가 당내 비주류 강경파가 주장했던 지도부 사퇴론이나 조기전당대회 요구 목소리가 4.29선거 이후 상당부분 사그라들었다. 정 대표로서는 상당히 탄력을 받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동영 공천불가피론을 펼쳤던 자당 강창일 문학진 장세환 의원 등이 성명에서 "당 지도부는 수도권 승리에 도취될 때가 아니다. 호남 참패에 대한 반성도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번 선거 결과로 우선 당내 표면화된 불만은 잦아들었어도 갈등 씨앗은 언제든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이런 탓에 정 대표의 고민은 커질 수 밖에 없다.
1일, 당 회의에서도 정 대표는 이같은 심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는 "5월은 당의 새로운 도약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유능한 정당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며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 데 장애물이 있다면 장애물을 제거하며 해야 할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꺼냈다. 비교적 온건형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정 대표는 '장애물 제거'라는 다소 거친 표현까지 썼다. "나는 큰 장애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전주 덕진에서 예고한대로 압승(72.27%)을 거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문제는 일단 크게 신경쓰지 않고 싶다는 소망의 표현으로 읽힌다.
정 대표는 이어 '당내 갈등문제'를 묻자 "당내에는 별 갈등이 없는데…"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 대표는 텃밭 참패(덕진. 완산갑)에 대한 발언은 일절 하지 않았다. 다만 "국민여러분이 수도권에서 우리에게 승리를 준 것은 참으로 민주당에는 소중한 선물"이라며 지도부 성과만을 강조했다. 수도권 승리로 오랜만에 힘을 받은 상황에서 텃밭 참패같은 민감한 문제를 건드렸다가 간신히 봉합해놓은 당내 비주류 불만이 터질 것을 우려하는 동시에 조기에 정-정 차기 경쟁구도로 모아지는 세 대결을 일축하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복당신청서를 내려했던 정 전 장관은 일단 신청을 보류했다. 상황을 봐가며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에 나와 "(복당에 관한) 당원과 지지자 의견수렴 절차가 필요하다. 그런 절차를 거친 뒤 지도부가 금도있게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금 당이 편치않고 어려운 상황인데 거기다 신청서를 들이밀어 복당투쟁을 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큰 정치인이 아니다"고 했다. 복당을 두고 당 지도부와 정면대결해 마찰을 일으키는 방법보다 일단 지도부가 자신의 복당 문제를 매듭져달라는 유화적 요청을 한 것이다.한편, 정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소환에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고 짤막히 심경을 밝혔다. 정 대표는 "하루 빨리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면서도 "검찰은 지금까지 보복성, 선거용 수사를 쭉 해왔다.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더는 스포츠중계식 수사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편파사정, 표적수사를 끝낼 때가 됐다"고 검찰 수사에 불만을 쏟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