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21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당국자 접촉이 어렵사리 열렸지만 불과 22분만에 개성공단 특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끝난 것과 관련, 뒤틀어진 남북관계의 어려운 현주소를 드러낸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AP통신은 "남북당국자 접촉이 작년 2월 보수성향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첫 정부당국간 접촉이라는 점에서 주요한 진전으로 발표돼 왔지만 양측간에 회담 진행방식을 놓고 거의 온종일 진통을 겪은 끝에 가까스로 시작돼 회담은 불과 22분밖에 지속하지 못했다"면서 "회담 시작의 어려움은 뒤틀어진 양국 관계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AP는 "양측이 추가 협상의 여지는 남겨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또 AP는 한국은 개성공단에서 남측인사들의 출입문제를 포함한 현안들을 다룰 또다른 회의를 제안했고, 이에 맞서 북한도 개성공단의 기존협정을 재검토하는 협상에 남한이 충실하게 나와 줄 것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 북한이 개성공단사업과 관련해 한국에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김정일 정권은 개성공단에 있는 한국기업들이 고용한 북한 노동자 3만8천명에 대해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면서 "북한은 한국에 개성공단의 임대료를 2005년에 합의한 2014년부터가 아니라 내년부터 지급하기를 원하고 북한 노동자의 임금도 현실을 반영해 재조정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회담 장소와 형식을 둘러싼 논란으로 12시간 가까이 지연된 남북당국자들 간의 접촉이 아무런 타개책을 마련하지 못했고 기술적으로 여전히 전쟁상태인 양국 간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주요 협력분야인 개성공단에 대한 마찰만 더 키웠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또 "남한기업들이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토지를 이용해 물건을 생산하는 개성공단은 한때 경제협력의 모델로 환영을 받았지만 지금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남북한 당국 간의 이례적인 접촉이 남한의 보수정부 출범이후 14개월만에 이뤄졌으나 22분만에 끝나고 말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전임자들의 북한에 대한 거의 무조건적인 지원정책을 포기한 이후 남북한 관계가 10년여만에 최악의 국면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이들 외신은 또 남한 측이 북한에 23일째 억류중인 개성공단 공로자 유모씨를 조속하게 석방할 것을 요구하며 접견과 신병인도를 촉구했으나 북측은 억류자 문제는 이번 접촉과 무관하다며 이를 거부해 접견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