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사진)는 21일 "대북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이명박 정권은 쓸개가 빠질대로 다 빠져 버린 것 같다"고 쓴소리했다. 남북은 이날 현 정부들어 처음으로 당국자 간 접촉을 한다.

  • 이 총재는 이날 당5역회의에서 "북측에서 오라니까 그저 감지덕지 쫓아가는 꼴이다"고 씁쓸해 했다. 그는 "이번 남북회담은 개성공단의 실무자급 접촉이 아니라 정부 당국자가 관여하는 대화"라며 "그렇다면 최소한 대화 상대방이 누구인지, 대화의 의제가 무엇인지 정부는 알고 가야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누구와 어떤 내용을 가지고 말할지도 전혀 모른 채로 간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통일부가 이날 회의에 앞서 모든 경우의 수를 시나리오로 만들어 남북접촉에 나서는 것도 "모범답안을 만들어 간다"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심지어 그 모범답안이 100개가 넘을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며 "참으로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고 혀를 찼다. 이 총재는 "처음에 대화제의가 왔을 때부터 당연히 대화 상대방이 누구인지, 대화 의제가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해 서로 논의해서 확정했어야 했다"며 "만일 북한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 대화 상대방과 의제가 확정될 때까지 당연히 대화를 연기하거나 거부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정도의 쓸개도 배짱도 없으니 기선을 제압당하고 질질 끌려가는 모습이 되고 만 것 아닌가"라고 개탄한 뒤 "이제라도 회담에 앞서서 대화 상대방과 대화 의제에 관해서 확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대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화를 해서 실질적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며 " 정부는 가서 할 말은 할 것이라며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 중에 누가 이런 정부의 말을 믿겠나"고 반문했다.

    한편, 북한은 이번 남북접촉에서 중대사안을 통보하겠다고 해 그 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북한은 개성공단에 3주 넘게 강제억류해 놓은 남한 측 유모씨의 처분에 대한 일방적 통보와 남한의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전면참여입장을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방북에 나서는 남한 측 대표단 김영탁 단장은 남북 접촉 후 이날 오후 5시경 돌아올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