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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장애인 합창단이 부른 '영혼의 소리'에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끝내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홀트장애인합창단 '영혼의 소리로'의 한 소녀가 거의 발음이 안되는 목소리로 힘들게 솔리스트로 노래를 시작하자 이내 김 여사는 손수건을 꺼내 눈가를 훔쳤고, 얼굴이 붉어지도록 애써 참던 이 대통령도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이 대통령 내외는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경기도 고양시 홀트일산요양원을 방문, 장애인들을 위로하고 시설 관계자와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방문은 홀트장애인합창단이 지난 3월 이 대통령에게 "우리들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고 편지를 보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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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둔 19일 경기도 일산 홀트일산요양원을 방문한 이명박대통령과 김윤옥여사가 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의 공연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합창단의 '똑바로 보고 싶어요'와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두 곡을 눈물을 흘리며 경청한 뒤 "여러분들의 노래가 가슴 속, 영혼에서 나오는 소리같이 모든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면서 "여러분을 위로하러 왔는데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오히려 위로받고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생각을 안고 떠난다"며 합창단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합창단원 전원과 악수하고 기념 촬영을 하면서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합창단 어린이들에게 과자가 든 선물세트와 자주 음악을 접할 수 있도록 CD플레이어를 선물했으며, 합창단도 자신들이 직접 만든 도자기 컵 세트를 전하며 답례했다.
합창단 박재용 지휘자는 "국내 최초로 중증 발달 장애인으로 구성된 합창단으로 가사를 외우려고만 해도 한 달 이상 힘든 과정을 거쳐야한다"며 "가슴으로 부르는 노래로 지난 10년간 희망과 기쁨을 전했으며 이제 대한민국 대표로 국제합창대회에도 참가한다"고 소개, 사회 각계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앞서 간편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요양원에 도착한 이 대통령 내외는 장애어린이들과 대화하고 불편한 몸을 어루만지며 희망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손가락, 발가락이 6개인 어린이를 안아주며 수술 경과를 확인했으며 경제사정으로 가족이 포기한 시각, 청각장애와 간질병을 가진 어린이에게도 "곧 나을거야. 할아버지가 기도할께"라며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합창단 공연을 관람한 뒤 요양원 체육관에서 진행중인 '고양시장컵 제15회 홀트 전국휠체어 농구대회' 경기를 관람했다. 이 대통령은 직접 자유투 시범에 나서고 레이업 슛도 시도했지만 모두 림을 벗어나 오히려 장내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 내외의 방문은 '장애인의 재활치료, 교육, 자립생활 준비'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장애인들이 존엄성과 기본적 권리가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모두의 관심을 당부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방문에는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대한장애인농구협회장인 한나라당 박진 의원, 강현석 고양시장 등이 함께 했다. 또 청와대 인턴직원 10여명도 동참해 시설을 청소하는 등 별도의 자원봉사 시간을 가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