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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인 한나라당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제1야당인 민주당을 코너로 몰아넣고 치르면서도 4·29 재보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고 정부와는 경제정책을 두고 엇박자를 내고있다. 당 지도부 조차 손발이 맞지 않아 4월 국회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5곳에서 치러지는 이번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어느 한 곳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타 정당에 비해 월등히 높은 당 지지율, 노무현 전 대통령 비리와 대선 후보까지 지낸 정동영 전 장관의 탈당 및 무소속 출마로 내홍까지 겹쳐 최대 위기를 맞은 민주당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고전하는 현실에 한나라당 내부는 고민이 크다.
더구나 경북 경주 재선거의 경우 '친이-친박'간 내전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이 지역 선거결과가 어떻든 양측의 앙금은 더 깊어질 것이란 게 당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여기에 정부와 여당, 여당내 의원들간 정책 엇박자까지 보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완화를 두고는 의원들간 이견은 물론 지도부간에도 생각이 크게 달라 정책혼선 마저 빚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의원총회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물었는데 반대 목소리가 커 결론도출을 이루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당 안팎에선 재보선과 4월 국회 법안처리를 모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당 관계자는 "걱정"이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러면서 "이 상황에서 이길 수 있는 곳이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야당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선거에 패하고 4월 국회 마저 주요법안처리에 실패할 경우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지도부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으로 내몰린 이유가 '집안싸움' 때문이란 비판을 벗어나기 힘들고 책임은 현 지도부가 떠 안을 수밖에 없다. 위기가 코 앞에 닥쳤지만 지도부와 달리 의원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17일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장에는 공개회의에 의석수의 3분의 1도 안되는 50여명 정도만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