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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종 변호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동지'라고 부르며 "모든 것을 스스로 털고 서울구치소 정문을 노크해라"고 일갈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변호인을 맡은 박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의 인터넷을 통한 입장표명에 분개하며 "노무현의 정의, 남아있는 마지막 정의를 펼쳐 보이시오"라고 호소했다. 

    박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이 검찰과 정부로부터 선처를 받아야 할 일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진술을 들어볼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박씨와 검찰간의 모종의 거래가 있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긴 데 대해서도 반감을 드러냈다. 박 변호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블로그에 "결국 검찰 출두요구가 있으면 출석해 조사를 받을 것이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겠지만, 이런 의심이 노 동지(노 전 대통령) 자신과는 무관한 일임을 강력하게 암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 변호사는 "노 동지는 수시로 자신을 비하해 단순한 행정부 책임자이거나, 오로지 한 정파의 수장으로 행동하면서 국민을 계층, 지역, 빈부, 학력, 이념적으로 갈라놓는 언행을 서슴지 않았다"며 "급기야는 공개생방송에서 구체적으로 한 국민인 대우건설 남상국 사장을 지칭해 그의 인격을 무자비하게 폄훼함으로서 그를 죽음의 길로 내몰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런 태도와 언행은 한나라의 으뜸가는 우두머리로서 헌법이 요구하는 국가원수의 책무를 유기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꾸짖었다. 

    박 변호사는 "박 회장과의 일련의 돈 거래에 노 동지는 정말 관련이 없느냐"며 "떳떳하다고 확언할 수 있느냐. 그렇다면 박 회장이 스스로 밝혀서 진술하는 내용이 모두 허위라고 보느냐"고 따져 물었다. 박 변호사는 "분명히 말하건데 박 회장은 지금 진실을 말하고 있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 변호사는 "박 회장은 내게 '모기가 대포 맞았다'고 절규한다"면서 "박 회장이 대포맞게 된 데는 노 동지의 요소가 분명히 있다"고 꼬집었다. 박 변호사는 "한낱 모기에 지나지 않는 자신(박 회장)이 친구와 그의 동생인 전직 대통령 일가에 엄청난 폭풍을 안겨준 현실을 견뎌내기에 지치고 절망하고 있다"며 "인간 박연차도 단점과 약점이 있으나, 그것이 오늘의 사태를 이끈 주된 원인은 아니다. 그가 백수에서 기업을 일구어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 노 동지와의 관계가 운명이 돼 그 운명의 장막이 그 앞에 드리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에게 "박연차를 구할 사람은 노무현 뿐"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박 회장은 스스로를 추스를 수 없는 지경에 빠져있다"며 "노 동지가 모든 것을 털어내달라. 그리고 그를 위한 변호의 말을 쏟아내달라"고 촉구했다. 박 변호사는 "노 동지는 검사 조사를 받고, 방어하고, 해명하고, 무탈하게 이 고비를 넘길 작정이냐"며 "검찰에 가서 5공 정권의 전직 대통령들처럼 젊은 검사들 앞에서 머리 수그리고 이런 저런 변명을 늘어놓겠다는 것이냐. 그래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