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11일(태국 현지시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당초 이날 개최 예정인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3 정상회의'가 반정부시위로 인해 무산될 위기에 처해지면서 한중일 3국 외무장관 협의 결과에 따라 한중, 한일 정상회담과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연이어 진행하게 됐다.

    이 대통령과 원 총리는 파타야 시내 숙소 호텔에서 낮 12시부터 30분 동안 가진 회담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 역내 협력을 위한 이번 회담의 중대성에도 불구하고 순조로운 진행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양 정상은 이날 오후 중 관련국들과 협의를 거쳐 회의 참석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태국 정부는 아세안 정상회의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혀 이 대통령의 조기 귀국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이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한중일 3국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을 연이어 가질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중국 측의 재정지출을 통한 경제위기 극복 노력을 높이 평가한 뒤 "중국 경제 회복은 중국 뿐 아니라 한국, 나아가 세계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워도 한중간 무역 거래량은 2008년 수준으로 유지하자는 지난해 후쿠오카 3국 정상회의에서의 원 총리 제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양국 지식경제부(중국은 상무부) 장관 간 실무협의를 통해 원칙을 확인하고 이행상황을 점검해 나가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원 총리는 "어려울 때일수록 한국과 더욱 협력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면서 "금융협력을 가속화하고 국제 금융시스템을 감독하는 데 양국 간 더욱 긴밀한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 간 무역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상무장관 간 접촉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해 UN 등에서의 한․중 간 긴밀하고 적극적인 협력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원 총리와 만나 "파타야에서 원 총리 일행을 만나 색다른 느낌이 든다"면서 "우리 양국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 굳건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인사했다. 원 총리도 "이곳 파타야에서 이 대통령님을 만나게 돼서 매우 반갑다"며 "한중 지도자간 빈번한 접촉은 양국 우호관계를 잘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화답했다.

    원 총리는 이어 "G20 런던 금융정상회의 때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이 대통령을 만났다"면서 "저는 이 기회에 후 주석의 인사를 전하고 이 대통령님과 양국관계를 진전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작년 말 한중일 3국회의는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한 뒤 "회의를 통해 우리 3국의 협력관계를 구축했으며 3자협력에 도움을 줬다. 또 한중관계가 잘 발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원 총리 말대로 후쿠오카에서 3국이 만나서 의미있는 얘기를 나눴고 그것을 계기로 계속해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G20 정상회의에서 후 주석을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눴으며 얼마전에는 리창춘 상무위원도 한국을 방문했다"고 말했다.[=파타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