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2차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3과 제4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참석을 위해 태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아세안 의장인 아피싯 웨차치와 태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실질협력 증진방안 및 한.아세안 관계 등 양국 공통관심사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했다.

    이 대통령은 태국 도착 직후 곧바로 일정에 돌입, 한·태국 정상회담에서 1958년 수교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한 양국관계를 기초로 이제 미래지향적 관계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원자력·청정에너지 등 녹색성장 분야에서 양국관계를 확대·심화시켜 나가자고 제의했다. 이 대통령의 제안에 아피싯 총리는 공감을 표하면서 녹색성장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 가능성을 적극 모색하자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 8일 한·아세안 투자협정이 타결된 데 만족을 표하고, 이번 회의에서 동아시아 역내 국가들간 구체적 금융협력 방안 논의에 진전이 이뤄지길 기대하면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금융위기 극복 방안과 관련, "세계 각국과 공조해야 하지만 아세안 10개국과 지역 공조를 긴밀하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최근 한국·아세안 FTA 투자협정이 체결돼 역내 투자 뿐 아니라 자유무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피싯 총리는 "한국이 97년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경험과 저력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번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역내 경제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또 "올해가 '태국 투자의 해'이므로 한국이 녹색기술과 신재생에너지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이른 시일 안에 한국 내에 투자청을 개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는 6월 제주도에서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임을 설명하고, 공동의장으로서 제주도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한·아세안 관계발전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아피싯 총리는 "6월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담이 태국 뿐 아니라 아세안 지역을 위해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태국에서 한류가 뜨겁다. 아내와 함께 제주도에 있는 유명 드라마 촬영지를 꼭 방문하고 싶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태국은 한국전쟁에 참전해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고마운 나라"라면서 "나 또한 40여년 전 해외 첫 근무지로 태국에서 일하며 이곳의 고유한 문화와 음식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그 각별한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친근감을 표했다. 이어 "나뿐 아니라 모든 한국 국민이 태국에 좋은 느낌을 갖고 있으므로 앞으로 양국 간 경제.문화 교류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지난 G20 런던 금융정상회의에서도 만난 바 있는 양 정상은 "다시 만나서 반갑다"며 회담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아세안+3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총리와 태국 정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면서 "태국을 다시 방문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아피싯 총리는 "오늘 저와의 회담과 내일 아세안과의 회담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파타야 우타파오 공항에 도착, 콥삭 태국 부총리의 영접을 받으며 공항 도착행사를 가졌다.[=파타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