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정동영 공천배제 후폭풍' 내홍을 두고 차기총선 호남 불출마 전격선언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전주덕진 무소속 출마강행으로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정 대표는 10일 오는 2012년 실시될 19대 총선에서 현재 자신의 지역구인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전격 발표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당무위원회에서 "다음 19대 총선에서 현재 내 지역구인 진안무주장수임실 지역구에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을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선언했다. 비호남권에 출마해 자신이 정 전 장관 공천 배제 명분으로 내걸었던 '전국정당화'의 명분을 얻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이어 "당의 최고지도자 중 한 사람이 불과 일년 전 출마했던 수도권 지역구를 떠나 당선이 보장된 호남으로 가는 것을 용인한다면 수도권과 취약지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수많은 당원의 사기와 당의 단합은 무너지고 공당의 원칙도 훼손될 것"이라며 자신의 비호남권 출마 배경을 설명하는 동시에 정 전 장관을 압박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진정성을 만분지일이라도 표현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정 대표는 정 전 장관 공천배제에 고심을 거듭한 모습을 보였다. "전주 덕진 공천은 정치를 떠나서 한 인간으로서 내가 겪어온 가장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정 대표는 "정치를 함께 시작한 절친한 동료이자 우리당의 최고지도자의 한분인 정 전 장관을 고향에 공천하지 못하는 내 심정은 너무나 아프다"며 감성에 호소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정 전 장관의 정치재개를 반대하는 게 결코 아니다. 불과 6개월 뒤에 치러지는 수도권 재보궐에서 정 전 장관을 포함한 원외 지도자들의 원내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약속하며 마지막까지 정 전 장관의 불출마를 거듭 촉구했다. 정 전 장관의 탈당 및 무소속 덕진 출마를 압박하기 위해 최후의 패까지 던진 정 대표였지만 이날 오후 2시, 정 전 장관이 예정대로 마이웨이를 선언함으로써 민주당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모양새다.

    게다가 정 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잠시 민주당의 옷을 벗지만 다시 함께 할 것이다. 반드시 다시 돌아와 민주당을 살려내겠다"며 탈당 후 당선된 뒤 복당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민주당의 주도권 싸움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 전 장관은 기자회견 직후 전주로 가 출마선언문을 발표했다. 정 전 장관은 '민주당이 복당을 불허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내 몸에 민주당의 피가 흐르고 있다. 전주시민이 정동영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당 지도부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논평에서 "예상되는 민주당의 갈등도 좋은 모습이 아닐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자당 김유정 대변인도 "정 전 장관이 결국 보금자리인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을 막아내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당무위원회에서 전주 덕진에 전략공천한 경남대 김근식 교수를 후보로 최종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