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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라도 민주당사를 밟아보려고 왔다"
10일 민주당 탈당을 밝힌 뒤 전주덕진 출마를 강행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말이다.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정 전 장관을 응원하기 위해 몰려든 지지자들로 인해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은 일찍부터 북적였다. 부산경남 당원들은 당사로 진입하는 로비 양 옆에 각각 '민주당은 정동영 죽이기 집어치아라' '정세균 대표, 선당후사 뜻은 아나?'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들고 정 전 장관을 기다렸다.
지지자들은 각자 '비민주적 밀실공천 민주당은 각성하라' '당신의 선택을 지지합니다' '꼭 지킨다 정동영'이라는 피켓을 들고 정 전 장관을 응원했다. 사회자는 이 자리에서 "전주덕진에 70%의 여론이 정 전 장관을 향해 있다"며 "이렇게 당선이 유력한 사람을 놔두고 민주당이 전략공천하겠다는 것은 낙하산 공천이 아니냐"며 고함을 질렀다.
-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탈당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탈당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오후 1시 59분경, 정 전 장관의 차량이 들어서고 그가 내리자 지지자들은 "정동영"을 연호했다. 정 전 장관은 당사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날이 영화 필름처럼 지나간다. 무엇 하나 쉽지 않았다"며 "그러나 그 때마다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의 사랑과 애정이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당원'과 '지지자'라는 말을 할 때는 간간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이어 2007년 대선 당시를 거론하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동영에게 표를 주신 617만4681분의 소중한 마음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회견장 뒷자리에 자리잡은 한 여성은 "민주당은 즉각 밀실공천을 중단해야 한다"며 "정 전 장관이 당선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주장했다. 15분 가량 진행된 그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지지자들은 "정동영 화이팅"을 외치며 박수를 쳤다.
당사 앞 로비로 내려온 정 전 장관은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현역 의원으로는 정 전 장관의 측근인 최규식 의원이 유일하게 자리했다. 정 전 장관은 회견에 여러가지 해석이 달리는 것을 경계했는지 별다른 말을 하거나 제스처는 취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부산경남 지지자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요청에 "부산경남 갈매기 여러분, 잊지 않겠다. 새벽부터 와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고맙다. 잊지않겠다"고 화답한 뒤 2시 25분경 자신의 회색 카니발 자동차에 몸을 실은 채 전주로 떠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