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0일 끝내 민주당에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전주덕진 출마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0일 서울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탈당 및 전주덕진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연합뉴스
    ▲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0일 서울여의도 민주당사에서 탈당 및 전주덕진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연합뉴스

  • 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잠시 민주당의 옷을 벗지만 다시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설마했다.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고, 함께 가자고 손을 내밀었는데 내민 손을 뿌리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설마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며 당 지도부에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 전 장관은 "내민 손이 부끄럽고 민망하지만 원망하지 않기로 했다"며 "정치를 하면서 내가 지은 '업보'라고 생각한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정 전 장관은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표할 때는 짧은 시간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이며 자신의 정치이력과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정 전 장관은 "2007년 3월, 절멸 위기에 처한 당을 구하기 위해 서울에 출마하라는 요구를 받아 들였다"며 "현 정권은 나의 원내 진입을 막기 위해 무리한 표적 공천을 감행했고, 나는 패배했다"며 지난 18대 총선당시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서울 동작을에서 맞붙은 일을 거론했다.

    정 전 장관은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반대하는 분도 있었지만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은 원내에 들어가서 힘을 보태라고 성원해줬다"고 전주덕진 출마결심 배경을 밝힌 뒤 "그러나 지도부는 당원과 지지자의 뜻을 거스르는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지금 옷을 벗고 바람부는 벌판에 나앉은 심정"이라며 "홀로 바람을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 비판과 아픈 지적은 달게 받겠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정동영의 종아리를 때려달라. 그 아픔을 참아내는 것 또한 내 몫"이라며 "시기마다 제각기 당의 이름은 달랐지만 내 정치인생 13년은, 내 삶은 온전히 민주당원으로서의 삶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언 끄트머리에 "잠시 민주당의 옷을 벗지만 다시 함께 할 것"이라며 "반드시 다시 돌아와 민주당을 살려내겠다"며 탈당 후, 당선 된 뒤 민주당 복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초 그의 출마지인 전주에서 예고된 기자회견이 서울 중앙당사에서 개최된 이유를 묻자, 정 전 장관은 "민주당은 내 정치인생이 서린 곳"이라며 "잠시라도 민주당사를 밟아보기 위해서 왔다"고 답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19대 총선에서 호남불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서는 "왜 이 시점에서 그런 발표를 했는지 이해를 잘 못하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민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당에 상처가 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