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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씨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사실을 실토한 것과 관련 "참 구차하다"고 혀를 찼다.
노 대표는 9일 PBC라디오'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서 "일이 이렇게까지 됐으면 그런 면피용 면죄용 발언은 아예 안하는 것이 더 낫다"고 질타했다. 노 대표는 "특히 대통령 부인이 돈이 부족했다는 것도 납득이 안가고 또 돈이 부족해서 지인들로부터 돈을 빌렸다는 것도 정말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꼭 돈이 필요했으면, 대통령이면 신용도가 높을텐데 은행에서 당당하게 빌리고 이자까지 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사회자는 '친형 건평씨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만까지만 해도 형의 문제이기 때문에 동생인 자신이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고 하던 노 전 대통령이 결국 검찰 수사가 자신의 목까지 올라오자 자백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 대표는 "건평씨가 검찰에 소환되고 수사를 받을 때에도 국민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자, (노 전 대통령은)'인간으로서 형의 말을 더 믿고 싶지 검찰 말을 더 믿겠느냐'고 얘기했다"며 "그런 걸 보면 정말 대통령으로서 능력부족"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일반인이 보기에도 능히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인간관계를 내세워서 형을 두둔해왔던 점까지 고려해본다면 부정부패 관리에 있어서도 무능력함까지 드러냈다"고 질타했다.
노 대표는 "일반적으로 보면 부인이 남편과 관계있는 사업가 혹은 시아주버님과 친한 사업가한테 남편 모르게 돈을 빌린다는 게 일반 가정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거수 일투족이 다 드러나게 돼 있는 청와대에서 부인이 그런 방식으로 돈을 빌렸다는 것은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후보 시절과 대통령이 된 뒤에 공직자 재산등록을 한 내용을 보면 채무가 있다고 나와있지 않는데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재산 등록할 때부터 허위로 한 게 아니냐"며 "빚 갚는 용도로 돈을 빌렸다는 대목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사회자가 '일각에서는 대선에서 돈이 많이 들어갔고 그런 부분이 (빚으로)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하자 노 대표는 더욱 펄쩍 뛰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취임하고 제일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불법 대선자금 수수와 관련된 아주 엄중한 수사와 처벌이었다"며 "당시 차떼기니 뭐니 그런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많은 국민을 당혹케 했던 불법 대선 정치 자금에 대해 검찰을 통해서 아주 대대적인 수사를 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노 대표는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게 엄중한 수사를 하고 본인은 그런 변칙적이고 불법적 방식으로 대선 자금과 관련된 돈 관리를 했다면 그야말로 이중적 처신을 한 것"이라며 "국민을 매우 실망시키는 대목이다"고 씁쓸해했다. 노 대표는 또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도 법정에서 변호사가 변호하듯 진술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지낸 분으로 최소한 이 시점에서 더는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