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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파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애써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지난 7일 노 전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씨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돈 받은 사실을 실토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8일 BBS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나와 "노 전 대통령은 당원이 아니다. 과거 열린우리당 때 당원이었다가 그만뒀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과 직접 관계시키긴 뭣하다"고 말했다. 다만 강 의원은 "일단 우리하고 깊은 관계가 있었던 분이라 쇼크를 받았다"며 "당내 친노 인사들에게는 충격일 것이다. 좀 걱정 된다"고 말했다.
아침회의에서도 민주당의 패닉상태는 그대로 나타났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으로부터 재임기간 중에 정상문 총무비서관을 통해 수억의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자백해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무겁게 입을 뗀 뒤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특히 남상국 전 대우건설사장 자살사건을 통해 우리가 느낀 것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이 형(건평씨)을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문제의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해 상당히 국민 정서에 어긋난 태도를 보인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현재 명예훼손 관련 논란이 있지만 정중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쓴소리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노 전 대통령 자백 글을 보고 성수대교가 무너진 것 같은 충격과 자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경악해 했다. 박 최고위원은 "기왕에 검찰은 이 사건을 한점 의혹도 없이 성역이나 예외없이 철저히 수사해 국민에게 진상을 공개해주기 바란다. 이 과정에서 혹시나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미명 아래 전직 대통령을 정치보복 수단으로 삼기 위해 기획이나 편파수사가 돼서는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비리 가중처벌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심복' 안희정 최고위원은 말을 아꼈다. 안 최고위원은 "다른 기회에 말하겠다. 양해해달라"고만 답했다.이종걸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서 "충격적이다.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지 앞길이 묘연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조사를 거부하지 않을 것 같고, 우리로서는 엄청난 사태에 직면할 것 같다"며 "준비 안된 대통령 세력이라 하더라도, 민생을 잘 챙기지 못한 무능한 측면이 있었다 하더라도 깨끗하고 청렴하고 부패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세력이었다는 점이 역사상 우리에겐 자부심이었다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과거 역사가 혹시라도 완전히 무색해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이례적으로 자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이 밝힌 대로 조사 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기대한다"고 짧게 논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