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8월부터 4년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이끌 차기 사무총장에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가 지명됐다.

    28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또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신(新)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지지하고 최대 5천명의 병력을 아프가니스탄에 추가 파견하기로 했으며 러시아와의 대화도 재개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오는 7월말 임기를 마치는 야프 데 후프 스헤페르 나토 사무총장은 4일 이틀간의 정상회의를 끝낸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28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한 북대서양위원회(NAC)가 라스무센 총리를 차기 사무총장에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데 후프 스헤페르 사무총장과 나란히 기자회견 단상에 오른 라스무센 총리는 "차기 사무총장으로 지명돼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동료 정상들이 보내준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할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나토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NAC는 표결이 아닌 만장일치로 의결하는데 그동안 터키가 라스무센 총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거부감을 표시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NAC의 이날 결정은 기대 이상이다.

    터키는 덴마크에서 친(親) 쿠르드계 급진 TV방송이 허용된 점,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를 테러범으로 묘사한 신문만평이 나온 점 등을 들어 라스무센 총리에 거부감을 표시해 왔다.

    터키는 그러나 라스무센에 대한 거부감을 거듭 밝히면서도 차기 사무총장 결정 때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언급은 자제해 왔는데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설득에 라스무센 지명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차기 사무총장 지명 문제가 터키의 반발로 교착상태에 빠지자 압둘라 귤 터키 대통령, 라스무센 총리를 따로 만나 중재에 나서 타협을 이끌어내는 등 '해결사'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편, 이날 정상회의는 또 나토 차원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최대 5천명의 병력을 추가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추가 파견되는 병력은 올여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안 유지 지원을 위한 한시적, 단기파견 병력 3천명과 아프가니스탄 군경 훈련교관 1천400~2천명으로 구성된다.

    유럽 회원국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요청한 전투병 파견에는 끝까지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의 나토 동맹국들이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했다. 훈련교관은 탈레반에 맞설 전투병력만큼 중요한 자원"이라며 "이번 정상회의는 건설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정상들은 이와 함께 작년 8월 러시아가 그루지야를 침공한 직후 단절했던 러시아와의 대화를 재개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브뤼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