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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3일 제주와 부산을 찾았다.
제주 4.3공원에서 열리는 4.3항쟁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한 뒤 부산으로 이동, 부산MBC 창립 50주년 인터뷰를 위해 오래간만에 지방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표정은 무겁고 어두워 보였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29 재보선 전주 덕진 출마를 둘러싼 공천 갈등을 마무리해야할 물리적 시한은 다가오는데 양측간 평행선 대치만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고민이 많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정 대표는 종전 공천불가론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 전 장관을 압박했다.
정 대표는 제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국 어떻게 하는 것이 당에 도움이 되는지가 종착역이 될 것"이라며 "다른 어떤 것보다도 국민 생각이 어떻게 되는지, 당을 살리는 길이 어떤 것인지 고심해 합리적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물론 그렇다"고 대답했다. 또 "정글에도 법칙이 있는데 여기는 공당 아니냐"며 정 전 장관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표시했다.
그는 "정 전 장관이 사과하면 공천을 줄 수 있느냐"는 물음에도 "사과는 작은 문제이지, 중요한 게 아니다"며 "(정 전 장관의 출마선언이) 절차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사과야 서로 이해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 대표는 막판 설득을 위해 정 전 장관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회동이 성사되지 않아 애를 태우는 모습이다. 정 대표는 전날 정 전 장관의 상경 사실을 알고 밤까지 접촉했으나 무위로 돌아갔고, 이제는 직접 지방을 찾아가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 전 장관측은 "정 대표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만나자는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며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이 뻔한 상황에서 만나봤자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 대표는 이날 밤 상경해 중재역을 자처한 중진의원 5명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져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정 대표는 "어제 중진인 김영진 의원을 만나 당을 위해 고심할 수밖에 없는 당의 입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며 "당이 잘 단합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주고 정 전 장관이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제주=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