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연차 리스트에 당 소속 의원들이 줄소환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연일 검찰 수사에 불만을 토로하는 중이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공천문제로 당이 휘청거리는 데다 '박연차 쓰나미'로 자당 이광재 서갑원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 핵심 측근들이 검찰조사를 받고 있어 당력분산을 우려하는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박연차는 한나라당과 관계가 깊은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몸통은 안건드리고 깃털만 건드린다'는 게 민주당 주장. 민주당은 리스트 핵심인물로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타깃으로 삼아 공세를 폈다.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은 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속 강조했지만 박씨는 한나라당 재정위원이었고 한나라당에 특별당비 10억원을 냈던 사람"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송 최고위원은 이어 "박씨가 이명박의 남자로 알려진 천신일씨와 아주 가까운 관계에다가 천씨를 휴켐스 사외이사로 임명한 사람이고 이 사람들을 통해 무차별 로비를 했을 것으로 누구나 예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최고위원은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박연차 리스트의 핵심몸통, 천신일과의 배후를 밝히라는 것"이라며 "한나라당도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국정조사를 해서 같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천씨가 이종찬 추부길씨와 박연차 세무조사 문제로 대책회의를 했다고 하는데 이게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유정 대변인도 지난달 30일 한 라디오에 나와 "한나라당 박진 의원을 박씨에게 소개한 인물도 천씨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박연차 사건에 야당인 민주당, 전 정권 관련자에 대해 말단적 비리라고 할 사건에만 수사를 집중하는 것은 검찰이 야당 탄압 안한다고 변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거들었다. 박 최고위원은 "3월말이 돼서야 야당 국회의원들을 소환해 구속하고 수사과정을 언론에 모두 공개해 생중계하고 민주당을 비리집단으로 호도하는 것은 4월 선거에 직접 영향을 줘 한나라당 승리를 위해 검찰이 나팔수 역할을 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에 나와 "박연차라는 분은 노무현의 사람이 아니라 노건평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가장 깨끗한 대통령을 자임하며 한나라당 전체를 부패 집단으로 몰고 갔던 노 전 대통령 자신은 깨끗한 대통령이었는지 자문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