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4·29 재·보선에서 당의 경북 경주 후보가 된 정종복 전 의원의 30일 '대구 만남'이 당내에선 화제다. 

    정 전 의원이 공천을 받자 제일 먼저 박 전 대표를 찾았는데 그의 반응이 냉랭했기 때문. 정 전 의원 공천 확정일인 이날 공교롭게도 박 전 대표는 대구를 방문했다. 그러자 정 전 의원도 지역구가 아닌 공천 뒤 첫 일정으로 대구를 찾았다. 사전 약속도 없이 만나러 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 전 대표는 정 전 의원과 악수할 때 주변에서 사진을 찍으려 하자 "찍지 않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정 전 의원이 취재진에게 "박 전 대표가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며 "당의 어른이니 당연히 지지해주시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정작 박 전 대표는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정 전 의원에게 "한 말이 없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지난 4·9 총선에서 친박진영으로 부터 '보복공천'의 주역으로 꼽혀 '박풍'에 넘어졌다. 이미 지역내 박풍의 위력을 경험한 정 전 의원은 4·29 선거에서 자신과 맞붙을 후보가 친박이란 점을 의식해 공천 뒤 첫 일정으로 박 전 대표를 찾은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이날 정 전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언행을 하지 않고 선을 그었다는 분위기다. '박심'을 분명히 전달했다는 게 박 전 대표 진영의 설명이다.

    박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이미 심판을 받았고 큰 표차로 졌는데 다시 공천하는 것은 오기 공천 밖에 안된다"며 "원칙에 맞는 공천이 아니다"고 말했다. "(당선) 될 때까지 공천을 준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도 했다. 정 전 의원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박 전 대표가 이번 경주 공천이 원칙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 전 대표가 이미 4·9 총선 공천 당시 "나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고 비판한 바 있는데 그 공천의 주역이 재출마하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을 보는 친이 진영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 친이 진영 역시 박 전 대표의 전날 행보가 '박심'을 노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하필 사진까지 두 사람이 냉랭한 게 보도가 됐다"며 "당은 이기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