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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선거를 앞둔 자유선진당이 충청지역 정당의 한계에서 자유롭지 못한 듯하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선진당은 18석을 따내며 선전했다. 그러나 총선 승리 지역이 충청권에 한정돼 '충청당'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선진당은 이같은 이미지 불식시키려 해왔다.
'충청당 색채가 너무 뚜렷한 것 아니냐'는 시각에 이회창 총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창당한지 딱 1년 됐다. 나머지 절반마저 성공시켜 전국 정당으로 정착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18대 총선 선전으로 승리감에 도취돼 있던 직후에도 한 핵심 관계자는 "선진당이 기대이상으로 선전했으나 역시 지역정당이라는 한계가 있었다"고 인정했을 정도였다.
선진당이 4.29 재선거에서 후보를 낸 곳은 경북 경주 단 한 곳. 선진당은 이곳에 이회창 총재의 정무특보를 했던 이채관 후보를 공천했다. 그러나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나라당에서 친이(친이명박)계 정종복 전 의원을 이곳에 공천했고, 친박(친박근혜)을 내걸며 무소속 출마한 정수성 전 육군대장의 양강구도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당 한 당직자는 31일 이런 고충을 토로했다. 이 당직자는 "이 총재를 비롯해 우리당 인사들이 충청권 출신이 대다수라 이번 선거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4월 재보궐선거는 지역성이 너무 강해서 군소정당의 입지나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경주에 이 후보를 내는 것 말고는 아직 지도부의 결정사항이 없다. 다른 지역에서도 후보를 구하고는 있는데 확실히 픽스(고정)된 것은 아니다"며 "아마 정확한 것은 4월 초.중순경에 대정부질문이 끝나고 봐야할 듯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확실한 것은 전주 덕진,완산갑에는 후보를 안낸다"고 전했다.
'지역정당 이미지를 불식시키려 노력하면서 전주 쪽에 후보를 안내는 이유'를 묻자, 이 당직자는 "그게 지도부의 딜레마"라고 답했다. 이 당직자는 "영남 두 곳, 호남 두 곳인 상황이고 지역정당 한계때문에 인천 부평을도 여의치 않다"며 "당내에서도 4월 재선거에 대한 계획이 치열하지 못했다"고 자당에 쓴소리했다.전날(30일)부산시당 개편대회에 참석한 이 총재의 발언에서도 이같은 '지역정당 한계'는 여실히 드러났다. 이 총재는 이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충청권을 벗어나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24일 이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경주 안강시장을 방문했던 이 총재는 "이번 재.보선을 현 정부의 중간평가로 봐 친이와 친박에 관심이 집중된 것 같다"고도 했다.
이 당직자는 선진당의 선거전략 부재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스탠스를 잡기 애매모호하다"는 게 이유다. 친이-친박의 양강구도 속에서 선진당만의 이점을 홍보할 만한 마땅한 '거리'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이어 당직자는 "4.29선거에서 전국적 후보를 안낸다면 우리 당의 지역기반 한계를 더 공표하는 것 밖에 안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