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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홍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민주당 얘기다. 민주당이 연일 겉으로 '단결'을 외치고 있지만 공천내분에 속앓이를 하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31일 예정됐던 오전 9시 원내대책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어 9시 30분 당직자 전체조회도 비공개로 돌려버렸다. 전날(30일)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공천을 두고 자당 의원끼리 의견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당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언론의 비판을 받았다.
당초 '박연차 리스트'의 검찰 수사에 대한 논의를 하기 위한 전날 의총 자리가 정 전 장관 공천출마를 둘러싼 공방장이 되자 지도부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공개토론에 나선 의원들은 정 전 장관 공천에 대한 지도부의 입장표명을 촉구했고, 정 전 장관 측근 최규식 의원의 발언 때는 결국 사회자가 최 의원에게 발언자제 부탁까지 할 정도였다. 공천논쟁으로 지도부 성토장이 돼버린 회의를 언론에 그대로 노출해 망신살이 뻗친 민주당은 이를 의식했는지 기자들에게 공개되는 아침 모두발언과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해버렸다.
이날 의총에서는 내홍을 진정시키려는 지도부의 모습이 엿보였다. 정세균 대표는 "오늘 모 신문에 보니 민주당을 '내우외환'(內憂外患)이라고 표현했다. 그런가 하는 생각도 했다"며 애써 아무렇지 않은 양 운을 뗐다. 정 대표는 "내우외환이 아니라 '내유외강'(內柔外剛 )하는 민주당이 돼야 한다"며 "내부에서는 유연하고 부드럽게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 실정을 지적하고, 민주주의 후퇴와 공안탄압과 싸우는 데 있어서는 강해지는 내유외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뒤이어 발언한 원혜영 원내대표도 "우리는 단호한 투쟁 의지로 4월 국회에 임해야 한다"며 "한나라당과 맞설 수 있는 응집된 투쟁력을 함께 확보하는 데 모든 노력을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내부 갈등을 밖으로 쏟아내 '투쟁모드'로 단결을 꾀하는 모양새다. 의총 모두발언에서 지도부는 정 전 장관 공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은 당내 갈등을 이른바 'MB악법'과 '빚더미 추경' 등으로 돌려 대여 전면전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지할 대상을 외부의 적으로 삼아 당 결집력을 높이고 4월 임시국회에서 선전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는 정 전 장관 공천문제가 민주당에서 어떤 식으로 터지게 될는지, 또 언제까지 매듭짓지 않은 채 덮고갈 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