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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4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내부 결속에 나섰다. 이를 위해 박희태 대표는 30일 소속 의원은 물론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모두 한 자리에 불렀다.
여의도 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박연차 리스트'에 4·29 재·보선, 당협위원장 교체 등이 겹친 상황에서 이재오 전 의원이 귀국하며 어수선해진 당 분위기를 다잡아 보자는 계획이었는데 뜻대로 되진 않은 모양새다.
행사 시작 전 부터 뒤틀렸다. 이날 당 지도부는 경북 경주에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정종복 전 의원을 공천했는데 마침 박근혜 전 대표가 인근 지역인 대구를 방문하며 행사에 불참했다. 정 전 의원의 경우 박 전 대표 진영으로 부터 4·9총선의 '보복공천' 주역으로 꼽히는 인물이고 경쟁자인 정수성 무소속 후보는 지난 대선후보 경선 시절 박 전 대표의 안보특보를 맡았던 인물이라 '친이-친박'의 대결구도가 형성된 상황이다.
참석한 의원들도 좀처럼 행사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행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의원들은 행사장 밖에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눴다. 이들의 관심은 검찰의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쏠렸다. 특히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주요 활동무대인 경남·부산(PK) 지역 의원들의 표정은 더 어두웠다. 이 지역의 모 의원은 자신의 이름이 언론을 통해 오르내리자 기자실을 찾아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고 다른 의원들 역시 검찰 수사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행사장 안의 분위기도 마찬가지. 대부분 의원들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기 분주했고 박희태 대표도 행사가 진행되는 도중 자리를 뜨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이날 당초 계획한 행사도 제대로 마치지 않고 급하게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10시 20분에 시작해 오후 5시에 끝내기로 사전에 계획했지만 3시 40분 경 마쳤다. 100분간 진행하기로 계획했던 비공개 토의는 30분이 채 안돼 끝났다. 한 참석자는 "의원 두 명 발언을 했는데 그것도 지역현안과 관련된 것이라 토의할 대상이 아니었다"며 "뭔가 비공개로 해야할 만한 게 있을 줄 알고 토의를 공개하지 않았는데 그럴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