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4월 임시국회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한나라당이 '속도감 있는 국회운영' 방침을 내세우며 개회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속내를 들어다보면 당의 공식 협상채널이 막혀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해외출장 중이고, 서갑원 수석부대표의 경우 박연차 리스트에 올라있어 검찰조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

     

    여야는 4월 임시국회 의사 일정도 아직 조율하지 못한 상태다. 여야간 입장 차도 좁히기 힘든 상황이라 일각에서는 여야 힘겨루기에 개회가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개회 지연으로 국정공백이 생긴다면 경제 관련 법안과 민생법안 처리가 늦어지게 되고 여야는 이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생략하고 대정부질문도 긴급현안 질의 형태로 이틀만 질의하는 것으로 대체하자고 제안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입장에 자유선진당은 사실상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제1 야당인 민주당이 반대를 하고 있다.

     

    서 수석은 26일 국회 고위정책회의에서도 이같은 심경을 밝혔다. 검찰 출두 용의를 묻자, 서 수석은 "4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여야간 의사일정 합의해야 하는데 원 원내대표가 외국에 출타 중이고 내가 수석부대표로서 일을 맡고 있다"며 "이런 사정을 검찰에 통보하고 일정과 사정을 감안해서 출두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수석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4월 임시국회를 날림국회로 한다고 했다. 국회가 한나라당의 의총이 아니다"며 "국민들을 모욕하고 국민들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더는 농락해서는 안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속도'를 주문한 홍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이번 임시국회는 사정기관의 사정작업과 상관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도 민주당 원 원내대표의 해외출장과 서 수석의 박연차 리스트 관련 검찰수사를 거론한 뒤 "(의사일정)협의가 어려운데 오늘 별도로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