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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원내사령탑이 공식회의에서 흔들렸다. 원내사령탑인 홍준표 원내대표와 실무를 책임지며 손발을 맞추고 있는 주호영 수석부대표는 2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발단은 재외국민투표권. 지난 2월 국회가 재외국민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미국을 다녀온 주 수석은 이날 회의에서 "LA의 경우 70만명쯤 되는 유권자가 총영사관 한 곳에서만 투표하도록 돼 있어 불만이 팽배하다"며 "현지에서 우편투표를 도입해달라는 주장이 많아 다음 선거 이전에 그 문제를 깊이 고민해야겠다"고 보고했다.
그러자 홍 원내대표가 곧바로 마이크를 잡고 "헌법상 직접선거원리에 반하며 대리투표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홍 원내대표는 "현지에 투표소를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지 우편이나 인터넷 투표를 도입하면 국내에서도 마찬가지 형태로 대리투표가 횡행할 수 있어 불가능한 제도"라고 못박았다.
별다른 충돌없이 진행되던 회의가 두 사람의 설전으로 이어지자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는데 효과는 없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웃으며 "그건 두 분이 따로 얘기하면 되겠네"라고 하자 홍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얘기하니까 그렇지…"라고 받아쳤다. 박희태 대표가 "검사(홍준표)와 판사(주호영)의 의견이 명백하게 다를 수 있다"고 농을 던지며 상황을 정리했지만 주 수석의 표정은 내내 어두웠다. 주 수석 역시 애당초 공개회의에서 보고할 계획은 없었기 때문.
평소와 달리 회의에서 마이크를 잡는 의원들의 숫자가 적고 빨리 회의가 마무리 되자 박 대표가 주 수석에게 "미국 다녀온 소감을 말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보고를 하게 된 것인데 공개회의에서 면박을 당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