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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장자연(30) 씨 자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25일 사건의 핵심인물인 전 매니저 유장호(30)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유 씨는 변호인과 함께 오후 1시께 경찰에 출석,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경찰 조사와 소환을 거부한 적이 없다. 오늘도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유 씨는 장 씨 유족에 의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경찰은 유 씨를 1층 진술녹화실로 데려가 변호인이 참여한 가운데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하고 있다.
경찰은 유 씨를 상대로 문건작성 및 입수경위, 원본 및 추가사본 소재, 제3의 문건 존재 여부, 언론유출 경위 및 사본 목격자들의 신원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또 성상납과 술접대.골프접대 강요 등 문건에 나온 범죄 혐의의 진위와 강요 행위의 구체적인 발생 장소와 일시 등에 대해서도 캐묻고 있다.
특히 소속사와의 갈등관계와 문건의 사전유출 정황 등이 장 씨의 자살에 영향을 미쳤는지와 문건 작성과 유출에 연예계의 실력자 등 배후가 개입했는지도 확인 중이다.
이명균 경기지방경찰청 강력계장은 "수사의 포인트는 원본을 불태웠는가, 몇 부를 복사했는가, 몇 명이 봤고 유출된 게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앞서 24일 '접대장소'로 알려진 소속사 전 대표 김모(40) 씨의 서울 삼성동 옛 사무실 건물의 3층 주택과 1층 와인바를 2차 수색했다.
경찰은 이곳을 드나든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출입문과 전화기, 식기, 술잔 등 집기류에 대한 지문감식을 하고 남아 있는 세면도구와 머리카락 등 DNA 시료 96점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다.
또 1층 와인바 신용카드 결제내역을 신용카드회사로부터 제출받아 이용객을 조사하고 이를 통해 수사대상자들의 행적을 파악할 계획이다.
경찰은 유 씨 외에 피고소인 6명과 문건 등장인물 5명, 문건외 인물 1명 등 12명의 범죄혐의에 대한 수사를 계속했다.
경찰은 피고소인들 가운데 문건내용과 관련돼 고소된 4명의 혐의는 성매매특별법(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과 형법상 강요 혐의 등이라고 확인했다.
경찰은 장 씨와 친분이 있었던 신인 여배우 등을 상대로 한 참고인 조사를 통해 술접대 등 문건 내용의 진위와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확인 중이다.
참고인 중에는 장 씨와 같은 소속사로 KBS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함께 출연한 여배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장 씨의 휴대전화 녹음파일 6건 가운데 4건이 3월 초에 녹음됐고 수분∼10여분 분량이며, 문건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속사 이적과 관련된 소송 등에 사용하려고 장 씨가 녹음한 것 같다고 했지만 대화 상대자를 확인해 주지는 않았다.
한편 경찰은 모 스포츠신문에 '왕첸첸' 명의로 장 씨의 심경고백과 관련된 내용의 편지를 보낸 사람은 장 씨와 일면식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언론보도를 보고 상상해 편지를 보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성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