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적 한국을 타도하고 일본 야구가 다시 세계의 정상에 설 것이다."

    일본 언론은 23일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전에서 자국이 미국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하자 열광하면서 "한국 타도"를 외쳤다. 스포츠지 등 일부 신문은 이날 석간 배달 이전에 호외판을 만들어 일본의 결승 진출 사실을 상세히 전했고, 각 방송도 경쟁적으로 일본의 승전보를 알렸다.

    스포츠호치(報知)는 이날 낮 주요 전철역 등에 배포한 호외판에서 "사무라이 재팬이 미국을 누르고 이 대회 연패를 위한 승부에 나서게 됐다. 24일 결승에서 자웅을 겨룰 상대는 이번 대회에서 5번째 대결하는 한국"이라며 "숙적을 물리치고 일본이 다시 세계의 정상에 설 것"이라고 분위기를 돋웠다.

    신문은 "이날 대회는 선발 마쓰자카가 1회에 홈런을 맞았지만 2회에 조지마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다시 역전을 당했다가 재역전했다"며 "2점차로 쫓기던 8회에는 이치로, 나카지마의 적시타 등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고 경기 상황을 전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도 "일본이 미국을 상대로 9대 4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며 "일본은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과 결승전을 갖는다"고 전했다. 

    교도(共同)통신은 "WBC 2연패가 보인다"며 "미국전에서 승리하자 상가 등에 모여서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야구팬들이 환호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대형 TV가 설치된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시 히가시(東)구의 한 쇼핑센터에서는 현지 프로야구팀 출신인 다르빗슈 투수가 구원으로 나와 무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어 내자 경기를 지켜보던 100여명의 팬들이 함성과 박수로 환호했다. 이치로 선수의 모교인 아이치공대메이덴(名電)고교의 구라노 미쓰오(倉野光生) 감독은 "이치로 선수가 중요한 순간에 귀중한 추가점을 뽑아냈다"고 기뻐하며 "내일 한일전에서는 제 실력을 발휘해 일본 야구의 진수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