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가 월드컵 유치신청서를 낸 것은 잘한 일이다."

    정몽준(58)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축구협회가 FIFA에 2018년ㆍ2022년 월드컵 단독 개최를 위한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2002년 월드컵 개최 경험과 경기장 인프라를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월드컵은 노력할 가치가 충분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FIFA 집행위원회(19~20일) 참석을 위해 18일 인천공항으로 출국하기 앞서 취재진과 만나 "11개국이 유치 신청서를 냈는데 아시아가 5개국이나 된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축구협회가 유치신청서를 낸 것은 좋은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월드컵 개최 조건이 2006년 대회 때보다 까다로워졌다. 개최도시도 12개로 늘어났고 8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도 필요해졌다"라며 "한국은 이미 10개의 전용 경기장을 가지고 있다. 국내 월드컵 경기장 중에서 한 곳을 선정해 8만명 규모로 증축하면 조건을 맞추는 데 문제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2018년과 2022년 대회 중 하나를 골라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스스로 미리 결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어느 때에 개최해도 잘 치를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며 "양쪽 모두 비중을 두고 추진하는 게 좋다"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정부와 조율 문제에 대해서도 "오는 9월 18일까지 유치위원회를 설립하고 윤리행동규범 등 관련 서류를 FIFA에 제출해야 한다"라며 "내년 5월 14일까지 FIFA에 입찰서류를 보낼 때 정부가 선수단의 안전과 출입국을 보장하는 내용의 서류를 첨부해야 한다. 그때까지 정부와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월드컵 유치 노력이 평창 동계올림픽과 부산 하계올림픽 유치 문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월드컵과 올림픽을 연관지을 필요는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FIFA가 개최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서로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특히 "월드컵 유치위원회가 발족한다고 해서 내가 유치위원회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라며 "조직위원회가 세워지는 단계에 들어가면 생각을 좀 해봐야 하겠지만 꼭 위원장을 맡을 필요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최근 대한축구협회와 관련해 잇단 망언으로 구설에 오른 모하메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FIFA) 회장의 문제를 FIFA 집행위에서 공론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 부회장은 "함만 회장이 지난 몇 년간 내린 결정을 보면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부분이 많았다"라며 "중동에서도 함만 회장에 대해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함맘 회장이 최근 TV 인터뷰에서 나에 대해 정도가 지나친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라며 "함만 회장 발언의 문제성을 제프 블래터 FIFA 회장 및 부회장단과 상의할 예정이다. 공론화시킬 필요가 있다. AFC 회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영종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