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의 정연수 노조위원장은 13일 "공공부문 노조는 새로운 교섭 틀을 가져야 한다"며 "조합원 설문조사를 거쳐 제대로 된 틀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민주노총의 틀 안에서는 공공부문 노조가 정부나 지자체와 효율적인 교섭 구조를 갖는 데 한계가 있다"며 그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과의 관계정립을 포함한 노동 운동 전반에 대한 메트로 노조의 입장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내포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 위원장은 "현 체제에서는 공공부문 노조가 단위사업장별로 협상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노사분규도 끊임없이 일어난다"며 "전국 공기업이나 철도교통이 별도의 산별 체제를 만들어 행안부(정부)와 교섭한다면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그러나 "새로운 틀에는 복수노조 등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이를 '민주노총 탈퇴냐, 아니냐' 식으로 이분법적으로 표현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지하철노조처럼 민주노총 탈퇴 여부를 표결에 부칠 계획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계획이) 없다"며 "상급단체를 바꾸는 것은 조합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 사안이므로 섣불리 표결에 부쳐서 될 일이 아니며 조합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조만간 상급단체와 복수노조 문제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설문을 통해 우리에게 적합한 산별 단체의 형태가 민주노총인지, 공공부문 공기업 연맹인지, 철도 분야 연맹인지를 묻고 연구용역도 맡겨 학술적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그후 조합원들에게 최종방향을 정하는 표결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노조 활동 방향에 대해 그는 "과거 방식으로 조합원을 지시ㆍ통제하지 않고, 조합원의 뜻을 중심으로 활동하겠다"며 "직원들의 복지와 시민봉사, 공공봉사 개념을 강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치러진 선거에서 53.38%의 지지율(투표율 88.79%)로 2년 임기인 제16대 메트로 노조 위원장에 당선한 정 위원장은 12일 취임식을 가졌다. 현재 서울메트로 노조원은 8894명으로 전체 직원(9898명)의 89.8%가 가입해 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