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들 앞에서 김현희씨가 웃지 않았으면 합니다. 김현희씨가 잘살면 배가 아프고, 못살면 가슴 아픈 사람들이 많아요"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일본인 납북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씨 가족과의 만남을 앞둔 KAL 858기 폭파범 김현희의 남편 정모씨에게 이렇게 부탁했다. 조씨는 11일 자신이 운영하는 조갑제닷컴에 '어제 오전 김현희씨의 전화'란 글을 올려 김현희와 그의 남편 정씨와의 통화내용을 공개했다.

    조씨는 "어제 오전 김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며 "북한에서 공작원 교육을 받던 자신에게 일본어를 가르쳐줬던 일본인 납북자 다구치씨 가족과 만나는 날을 하루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어느때보다 목소리에 활기가 넘쳤다"고 말했다. 

    조씨는 "김씨가 이런 만남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줘서 감사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씨는 김현희에게 "잘 하세요. 기자만 수백명이 올터이니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하세요"라며 격려했다.

    조씨는 지난 주 김현희 남편 정씨에게 "기자들 앞에서 김현희씨가 웃지 않았으면 합니다. 김현희씨가 잘 살면 배가 아프고, 못 살면 가슴이 아픈 사람들이 많아요. 지난 좌파정권 때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했어도 김씨에 의해 115명이 죽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고 말했다. 김현희를 최초로 인터뷰했던 조씨의 남다른 마음 씀씀이였다.

    조씨는 "월간조선, 이동복(김현희가 보낸 편지를 공개한 전 국회의원), 그리고 일본의 납치자 단체와 언론 등 한국과 일본의 뜻있는 사람들이 지난 넉 달 간 김현희씨 처지를 집중적으로 알리고 문제를 제기한 끝에 오늘 역사적 만남이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이런 만남을 가능하게 한 사람은 이명박 대통령이다"며 "그는 사건 당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현대건설 회장이었다. 세상에는 역시 좋은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보다 많다"고 덧붙였다.

    김현희와 조씨의 인연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봄 조씨는 서울시내 안기부 안가에서 김현희를 처음 만나 나흘동안 인터뷰했다. 이후 올해 2월 20년만의 인터뷰를 가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