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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안을 비롯한 쟁점법안 처리가 극적합의를 이뤘지만 민주당은 영 뒷맛이 씁쓸하다. '표결처리'라는 양보를 한 데다가 이에 반발한 당내 강경파 및 비주류가 주류 측과의 갈등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이중고에 처한 상태기 때문이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4일 PBC라디오 '열린세상오늘,이석우입니다'에 나와 이같은 민주당의 상황을 보여줬다. 전날(3일) 자당 이종걸 의원은 타결된 합의안에 반발해 5공화국 시기 민한당까지 거론하며 "(민주당이) 여당에 100% 협조하면서 생존을 해왔던 정당방식을 택한 것 같다"고 지도부에 불만을 쏟아냈었다. 강 의원은 "매우 부적절하고 우리 당의 단합을 해치는 발언이고, 우리 당의 자존심을 스스로 던지는 그런 발언"이라고 맹비난했다.
강 의원은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얘기"라며 "특히 5공식, 민한당식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 의원 스스로가 우리 당을 비하시키는 발언"이라며 "철회돼야 한다"고 불쾌감을 표출했다. 그는 "MB악법 저지를 위해서 싸워오고 이번 과정에서 수많은 고민을 해온 당 지도부와 우리 82명의 의원들 그리고 당원들 국민들에 대한 모독이다"고 까지 했다. 강 의원은 그 이유로 "우리는 늘 싸울 때는 싸우고 여당이나 현 정부에 협조할 때는 협조해왔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 의원의 '지도부 책임론'에도 온도차를 보였다. "지금은 단합해 한나라당에 저항해야 할 상황이지 지도부 책임론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지도부는 최선을 다했고 당시 그저께(합의안 타결당시) 상황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이렇게 인정하고 있다"며 "일부에서 지도부 사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심정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사퇴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 비서실장인 강 의원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4월 재보궐출마에도 이 의원과 다른 입장을 보였다. 전날 이 의원은 "일단은 지금 재선거를 통해서 필요한 정치 인력이 들어와서 거의 몰락의 위기의 민주당을 구하는 데 함께 힘을 모아야 되지 않겠느냐"며 "빨리 당에 들어와서 왕성한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것이 좋은 시기와 조건"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강 의원은 이에 대해 "이 의원 개인 의견으로 두겠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 문제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정 전 장관의 출마를 두고 민주당은 이미 신주류와 정 전 장관의 감정싸움까지 번진 상태다. 정 대표 측근인 최재성 의원은 대선패배 책임론을 들어 정 전 장관의 출마를 공개비판하며 부정적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자 정 전 장관 지지조직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들)은 "최 의원이 적전분열을 서슴지 않느며 내부 총질에 여념이 없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