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본회의장 로텐더홀이 또 농성장으로 변했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 직권상정 가능성을 언급하자 나온 행동인데 농성의 주인공은 야당이 아닌 집권당 한나라당이다. 야당이 아닌 여당이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나라당의 연좌농성이 시작되면서 여야간 물리적 충돌은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이미 한나라당 의원과 민주당 당직자들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한나라당 의원 110여명은 1일 오후 7시 국회 본회의장 맞은편 예결위회의장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마친 뒤 곧바로 로텐더홀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김 의장에 대한 직권상정 압박이란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나라당이 로텐더홀을 점거하는 과정에선 민주당의 당직자 및 보좌진과의 몸싸움도 벌어졌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김형오 국회의장이 미디어 관련법을 포함한 쟁점법안에 대해 직권상정할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을 당부했고 이런 뜻을 직접 김 의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9시 부터 여야 대표간 협상이 재개되는데 최대 쟁점인 미디어 관련법 합의도출이 어려워서 한나라당은 직권상정 밖에 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이에 맞서 민주당도 보좌진까지 참여하는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여당 의원들이 로텐더홀을 점령해 불법적 농성을 벌이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일"이라며 "부끄러운 줄 알아라"고 꼬집었다. 노 대변인은 이어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는 것은 아흔아홉 마리 양을 가진 부자 한나라당이 마지막 한 마리까지 반드시 갖고야 말겠다는 오기 정치를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 의장에게 "민주당 의원들이 로텐더홀에서 농성할 때 무자비하게 경위들을 동원해 해산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한나라당 의원들을 해산시켜라"고 요구했다. "그래야 (김 의장이) 중립 위치에서 국회를 운영한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란 게 노 대변인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