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스는 18일 일주일 이내에 가자지구 내 병력을 철수시키라고 이스라엘에 요구하며 즉각적인 휴전을 발표했다. 하마스 지도자 아이만 타하는 이날 "하마스와 가자지구에 있는 여러 정파는 즉각적인 휴전을 선언한다"며 "이는 이스라엘이 일주일 이내에 병력을 철수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시리아에서 망명활동 중인 하마스의 정치국 부위원장 무사 아부 마르주크도 이날 시리아 TV를 통해 한시적 휴전이 일주일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 기간에 이스라엘은 병력을 철수시키고 가자지구의 모든 국경통과소를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하마스는 또 휴전 실무협상단을 카이로로 보내 중재국인 이집트 측과 장기적인 휴전 이행을 위한 조건 등을 놓고 협의를 벌였다.

    이와 관련, 이집트 외무부의 호삼 자키 대변인은 "우리는 하마스 측과 대화 중"이라며 "휴전에 대한 하마스 측의 입장이 명확하게 정리되면 우리는 이스라엘 측에 하마스의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측에 통보한 이집트의 휴전 중재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그 내용은 가자지구 국경을 개방하고, 무기밀수를 종식하며, 팔레스타인 정파 간 화합을 위한 회의를 재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집트는 또 이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럽ㆍ중동의 주요국 정상들을 초청, 홍해 휴양지 샤름 엘-셰이크에서 가자지구의 휴전을 영속화하기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이날 회의를 공동으로 주재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며 "그것은 이스라엘의 안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지만,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권력을 흔들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정상회의에는 반 총장 외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압바스 수반 등도 참석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전날 밤 일방적인 휴전을 선언하면서 자국 병력을 가자지구에 한동안 남겨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가자지구 전쟁의 목표가 초과 달성됐다면서 "하마스의 무장조직이나 정부기구는 심각한 타격을 받아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탄을 발사하기가 극히 어려워졌다"며 휴전을 선언했다.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필요한 기간만큼 계속 머물 것이라면서 필요하다면 군사작전도 다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하마스는 이스라엘 병력이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한 저항을 계속하겠다며 이날 새벽 이스라엘 쪽으로 로켓탄 8발을 발사했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의 로켓 발사 진지를 공습했으며, 양측간 국지적인 전투도 벌어졌다. 하지만, 가자지구 전반에 걸쳐 총성이 잦아들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은 그간 격렬한 전투로 접근할 수 없었던 지역의 건물 잔해에서 어린이 여러 명을 포함, 95구 이상의 시신을 수습하는 등 전후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전쟁으로 가자지구에서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어린이 410명을 포함해 1300명 이상이며, 부상자는 50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고, 이스라엘 쪽에서는 민간인 3명과 군인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팔레스타인 측은 최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 17억 달러가 넘는 피해가 발생했고, 하마스의 행정부 건물 16동 등 2만 개의 가옥과 건물이 파손됐으며, 이 중 4000 개는 완파됐다고 밝힌 바 있다.[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