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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9일 "세계 모든 나라들이 한국이 재정지출이나 위기에 쓸 수 있는 대책면에서 가장 유리하다고 본다"며 경제위기 극복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전국 시장 군수 구청장 등 기초자치단체장을 청와대로 불러 국정설명회를 갖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대책을 설명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극복에 있어서 우리의 긍정적 측면를 설명하면서 "금리를 낮추고 재정지출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우리가 가장 좋다. OECD 국가 가운데 국가부채 비율이 가장 낮은 게 대한민국"이라며 "그래서 재정지출을 더 과감하게 할 여력이 있으며 우리 금리가 국제금리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에 더 낮출 수 있는 정책도 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세율도 높은 편이라서 더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아직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무역 경상흑자를 낼 수 있다. 기름값, 원자재값이 떨어지기 때문에 다행"이라며 "한미, 한중일 통화 스와프 체결도 심리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외환위기는 없을 것이라는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수출의존도에 따른 부정적 측면에 대한 고려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긍정적 면이 있는가 하면 세계경제가 나빠져 수출을 할 수 없으면 실물경제는 나빠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더 나빠진다면 지난해 말에 세웠던 정부 목표도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실물경제가 1/4분기부터 급속도로 어려워질 수 있으며 세계경제와 더불어 (내수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가피성을 인정해야한다"고 신중한 접근을 요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그에 대한 대비책을 정부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면서 "근본적인 것은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이며 금년에 많은 예산을 편성하고 비상경제 특별예산 집행을 1/4분기부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경제가 1/4, 2/4분기에 가장 어렵고 3/4, 4/4분기가 되면 좀 나아질 것"이라며 "상반기에 비해 나아진다는 것이지 하반기에 아주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내년에 가면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금년 한해는 어려운 해"라며 "재정지출을 예년같이 하고 1/4, 2/4분기 제대로 (집행이)되지 않으면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위기극복을 위해 철저한 대책을 하는 것과 더불어 위기 이후 새로운 시기에 경쟁력을 갖고 이길 준비를 해야 한다"며 현실극복과 미래준비 2가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을 강조하면서 "해도되고 안해도되는게 아니라 그 길을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자체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에너지를 어떻게 절약하느냐는 것"이라며 단체장들의 협력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를 예로 들며 "이미 건물 규제를 해 아파트 층고가 낮다. 층고를 낮춰 냉난방 에너지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라며 "특히 공공건물은 철저한 에너지 절감형인데 우리는 전혀 그런 의식이 없다"고 지적했다.
'호화청사 신축'에 경쟁적인 일부 지자체에 대한 이 대통령의 비판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공공건물이) 관광지 건물같이 1층 로비를 높게 해 에너지는 어떻게 소모되는 지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면서 "기초단체장이나 공직자들이 건물을 지을 때 에너지를 어떻게 줄일까 하는 설계도 없고 규제도 없다"고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기름, 가스 안나는 나라에서 공공건물에도 규제가 없고 호화설계를 해 어떻게 하면 크게 짓느냐는 인식을 지금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도 늦었지만 녹색성장 기치를 걸고 모든 산업에 에너지를 절감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높여야 하는 시급한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소득 3만달러, 4만달러를 (달성)하려면 공장을 더 지어야 하는데 탄소소비량을 지키려면 현재 있는 공장도 줄여야 할 상황"이라며 "(공장을)줄이지 않으려면 새 기술을 만들어내야 하고 한편으로는 에너지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치단체장들도 자기 관할에서 어떻게 (에너지 소비를)줄여야 하느냐는 인식을 갖고 아파트 건물을 지어야 한다"면서 "지자체 중에는 앞질러 가는 곳도 있는데 그런 곳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국 자전거 도로망 구축을 언급하면서 "과거에는 공해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자전거를 타자고 했지만 지금은 CO2를 줄이는 차원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기초단체장 230명이 참석한 이날 설명회장 벽에는 "중앙과 지방의 역량을 총집결해 경제위기를 넘어 선진일류국가로"라는 구호를 걸어 위기 극복 의지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