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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 쟁점법안 처리에서 민주당에 완패한 한나라당이 절치부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홍보부족'을 꼽고 있는데 9일 당 홈페이지를 새로 개편해 대대적인 홍보전에 돌입한다는 태세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이번 쟁점법안 협상에서 간결, 선동적 구호인 'MB악법' '재벌에 은행줄래? '언론장악법' 등 자극적 단어 사용으로 여론 지지를 이끌어 낸 것을 인정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전날(8일) 방송토론과 당보, 지구당 교육, 의원총회 등 당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채널을 통해 쟁점법안 바로 알리기를 위한 홍보활동을 펼치기로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견을 모았다. 언론관련법과 금산분리 완화법안 등 쟁점법안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구해 진검승부가 날 2차 입법전쟁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것이다. 또 1라운드에서 민주당이 '본회의장 기습점거'로 배수진을 쳤다면 한나라당은 '폭력근절 국회'로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 두가지를 중점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민주당에 맞서 대국민 홍보를 펼치고 폭력을 행사한 야당 의원 문제를 분명히 짚겠다고 벼르고 있는 것.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회폭력방지법'제정을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국회가 쇼나 하고 무슨 액션영화 촬영장도 아닌데 총장실에 가서 펄펄뛰고, 국회의원이 해머나 들고 동료의원의 명패를 부수고, 발로 짓밟는 것은 인격을 의심하게 하는 행동"이라며 "폭력의원들을 추방하기 위해 이범래 의원을 중심으로 국회폭력방지법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의원은 해머들어도 되고, 발길질해도 되고, 경위를 물어뜯어도 되느냐"며 "폭력에 가담된 의원들은 한나라당내에서라도 추방결의안을 추진하겠다. 국회는 치외법권 지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안경률 사무총장 역시 "해머들고 난동 저지른 민주당과 사무총장 앞에서 활극부린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국민 앞에 사죄는커녕 전혀 반성 기미도 안보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문학진 의원이 구랍 18일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앞에서 전기톱을 들고 문을 뜯어낸 자신의 행동을 '도둑 잡을 때 몽둥이도 들 수 있다'고 강변하자, 안 총장은 "무자비한 행동을 하고는 정당했다는데 정말 한심하다"며 "스스로 국회를 떠날 무덤을 파는 것을 보면 측은한 마음까지 든다"고 혀를 찼다.
한나라당은 이날 회의에서 새로 개편된 한나라당 홈페이지 시연회를 가졌다. 홍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작심한 듯 "공개적으로 '폭력 국회의원' 좀 틀어봐라. 강기갑이 붕붕 날라다니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개편된 한나라당 홈페이지 TV메뉴에는 민주당의 외통위 '전기톱 난동' 사건과 민노당 강 대표의 사무총장실 '나홀로 활극'이 담긴 영상이 있다. 영상과 함께 '민주 당직자 무력으로 경위 끌어냄, 난장판 국회' '해머든 문학진 의원' '공사현장 연상시키는 모습'이라고 자막도 넣었다. 민노당 이정희 의원이 외통위 전기톱 사건 당시, 동료 의원들의 명패를 차례로 깨부수는 동영상이 나오자, 홍 원내대표는 "저거 참…못됐어. 동료의원 명패를 발로 밟고 말야…"라며 혼잣말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영상을 본 후, 기자들이 밖으로 나가는데도 "저거(폭력장면) 탄핵 때 같았으면 18시간씩 방송했어, 그 장면을 내내 방송에서 내보내더라"며 "우리가 방송장악을 할 것 같으면 우리가 저거(민주당 폭력영상)를 방송하지(않았겠느냐)…그런데 우리가 왜 방송장악이냐"고 따졌다. 한선교 의원은 "맞습니다"며 거들었다.





